영국 정치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남긴 명언은 우리 삶에서 도시와 건축물이라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지난 9일 서울시는 천만 시민의 다채로운 모습만큼이나 개성과 매력 넘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발표했다. 그동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의 걸림돌이었던 각종 규제와 절차, 심의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서울의 표정을 바꾸고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껏 창의적인 건축 디자인을 가로막아 온 과도한 규제도 줄여나간다. 용도지역을 특정하지 않는 ‘서울형 용도지역제’를 도입해 건축물에 유연한 디자인과 기능을 담아내고, 법정 용적률의 최대 120%까지 인센티브를 주어 녹지·공유공간, 통경축, 스카이라인 등 디자인과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각종 심의를 거치며 디자인이 거듭 변경돼 당초 설계와 전혀 다른 건축물이 생겨나지 않도록 도시·건축·교통·환경 심의도 통합한다. 주로 규제 완화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특별건축구역’은 제도 본연의 취지를 살려 경관과 잘 어우러진 건축이 실현될 수 있도록 ‘디자인자유구역’으로 개편한다.
서울시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 디자인도 혁신해 도시의 외형을 바꾼다. 2007년 퇴출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성냥갑 아파트를 없애고, 경관·조망·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는 ‘초고층 아파트’도 허용할 계획이다. 저층부·한강변 아파트 등에 ‘우수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다양한 입면과 리듬감 있는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낸다.
마켓홀, 큐브하우스와 같은 건축물이 폐허가 된 로테르담을 매년 1천 만이 찾는 관광도시로 바꿔놓은 것처럼 창의적인 건축은 시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도시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은 이번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통해 회색빛 도시에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매력 있는 도시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제 서울을 찾는 전 세계 관광객뿐만 아니라 매일 단조로운 도시의 삶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더 활력 있고 매력적인 공간을 경험하며 미래를 꿈꾸게 하는 초석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