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AI의 두 얼굴, 신약개발 vs. 생화학무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영국 AI 스타트업 베네볼런트의 데이터 과학자들은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약물을 찾기 위해 AI를 활용했다. 5000만개 의학 저널 기사를 검색하도록 설정했고, 단 4일 만에 일라이릴리의 바리시티닙으로 약물 범위가 좁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증 코로나 환자에 대한 바리시티닙 사용을 강력히 권장했으며,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영국의 국책 연구에서 사망률을 상당히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 초기 단계에서 승인까지는 평균 10년이 걸린다. 후보물질 발굴과 전임상 시험 단계에서만 3~4년이 소요된다. 특히 실패 확률도 높기 때문에 신약이 출시되기까지 약 27억 달러(약 3조2981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서치 기업 피치북에 따르면 신약개발 분야에서 AI를 위한 펀딩 규모는 지난 5년 동안 3800% 증가한 20억 달러(약 2조4404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신약개발 AI로 생명체에 치명적인 분자 4만 종을 발명하는 데 6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국제학술연구지 네이처머신인텔리전스에 관련 논문이 게재됐는데, 이는 신약 후보물질을 검색하는 AI가 생화학무기 개발에 얼마나 쉽게 남용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생화학무기 개발 우려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미국 콜라보레이션파마슈티컬스 선임 과학자 파비오 어비나 박사는 독성 예측을 넘어 더 유해한 독성을 찾는 방향으로 머신러닝 모델을 설계했다.
원래 신약개발 분야 머신러닝 모델은 약물의 독성을 예측해 배제한다. 파비오 어비나 박사는 “실험 결과 AI 기반으로 생성된 화합물이 실제로 VX보다 더 유독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모델 구축 과정에서 사용했던 독성 데이터 세트는 언제 어디에서나 다운로드를 할 수 있는 무료 데이터이기 때문에 AI 기반 생화학무기 개발이 너무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