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IS-코라산을 둔 탈레반의 고민도 큰 상황이다. 미국이 IS-코라산에 대한 지속적인 보복 공격을 예고한 데다 테러가 자행될 수록 미군의 철수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IS-코라산과 꾸준히 적대 관계를 왔다는 점도 향후 내각 구성 이후 국내 정세 안정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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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美 IS-코라산 공습은 명백한 아프간 영토 공격”
28일(현지시간)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국이 IS-코라산 지도부를 무인 항공기(드론)을 이용해 공격한 것을 두고 “아프가니스탄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카불 공항 폭탄테러 보복으로 IS-코라산 거점 지역을 타격해 테러를 기획한 IS-코라산 지도부 2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조만간 내각 구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미군이 떠나면 탈레반이 금세 카불 공항을 전면 통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며칠 내로 내각 구성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IS-코라산 보복 공격을 이유로 미군의 철수 시한 연장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빠르게 내각 구성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은 IS-코라산 등 무장 테러 단체의 위협이 높아지면서 적대 관계였던 탈레반과 손잡고 카불 공항을 경비에 나섰다. 탈레반은 휘하 정예 부대인 바드리 313을 투입해 카불 공항 경비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미군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IS-코라산 보복 공습 이후 “이번 공격이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관여한 어떤 이라도 계속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면서 추가 보복 의지를 보였다. 미군의 추가 공습이 이어지면 탈레반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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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테러 위협에 미국도, 탈레반도 경계 수위↑
IS-코라산의 카불 공항 테러와 이에 따른 미국의 보복 공습, 탈레반의 반발 등이 얽히면서 아프간 정세는 시계 제로 상황에 놓였다. 서방 국가들이 일찌감치 철수를 종료하면서 아프간에서 발을 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독일도 26일 카불 공항에서 군 항공기로 자국민과 아프간 현지 협력직원을 빼 오는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 이탈리아 또한 27일 자국 외교관과 군인, 아프간 시민 등을 태운 마지막 대피 항공편 C-130이 카불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벨기에, 스위스 등도 아프간 대피 작전을 종료했다.
이슬람 국가(ISIS)의 아프간 지부인 IS-코라산은 지난 26일 카불 공항 인근에서 두 차례 자살 폭탄 테러를 가했다. 이에 따라 미군 13명을 포함, 17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IS-코라산의 2차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은 경계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 브리핑에서 군 수뇌부에 “향후 24~36시간 안에 2차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은 전했다.
탈레반 또한 IS-코라산의 추가 테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래 IS-코라산과는 전통적으로 적대 관계를 형성했던 데다 20년만에 미군이 물러난 상황에서 IS-코라산의 2차 테러는 미국의 지속적인 보복 공격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탓이다. 실제로 테러 직후 탈레반은 테러를 두고 “끔찍한 사건”이라며 테러 가해자들을 체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