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대란]①철근값 급등에 분양가도…도미노 인상 온다

국내 철근 유통가격 135만원…5개월새 2배 올라
철근값, 아파트 공사비 5% 내외…건설사 수익성 악화
기본형건축비 오를 가능성…분양가 상승, 분양 지연 우려
  • 등록 2021-06-07 오전 6:01:51

    수정 2021-06-07 오전 6:01:51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난해 아파트 분양을 성공리에 끝내고 착공에 들어선 지방 중소건설업체 A건설은 최근 철근 등 건자재 가격 급등에 속앓이 중이다. A건설 관계자는 “분양가에 반영된 건축비보다 훨씬 비용부담이 커졌다”면서 “철근 골조공사는 초기 공정이기 때문에 마냥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철강·원자재 수급 대응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철근 유통가격은 이미 심리적 마지노선인 톤당 100만원을 돌파했다. 원자재난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체의 수익성 악화를 비롯해 분양가 상승, 분양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7대 제강사 철근(D10㎜)의 유통가격은 톤당 135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70만원 초반 수준이었던 국내 철근 가격이 5개월새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국내 철근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정부는 수급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분기 철근 생산을 50만톤 증산하고, 철강 사재기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철근 가격 안정화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철강 생산 가격을 끌어올렸고, 최근 중국이 해외로 수출하는 철강제품에 대한 수출환급세(환급률 13%)를 폐지했다”면서 “그동안 비교적 저렴한 중국 수입산이 국내 철강 가격 상승을 억제했는데 중국산의 국내 유입이 막혀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철근대란의 장기화 전망 속에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선 원가율 상승 및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의 경우 대략 전체 공사비용에서 철근이 차지하는 비중이 5% 내외”라면서 “1000억원짜리 공사에서 철근 값이 2배 오르면 단순 계산해도 50억원을 건설사가 떠안아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심 건설 자재인 철근 가격이 오르면서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서울 등지에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는 토지 가격에 기본형건축비 등의 조성 원가를 활용해 분양가를 계산한다. 기본형건축비는 3월과 9월, 1년에 두 차례 국토교통부가 고시한다. 특히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한 경우 공동주택 건설공사비지수와 이를 반영한 기본형건축비를 조정해 고시해야 한다. 지난 3월 기본형건축비는 0.87% 올랐다. 공급면적(3.3㎡)당 건축비 상한액은 647만5000원에서 653만4000원으로 조정됐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철근과 시멘트 가격이 최근 크게 올랐기 때문에 곧 기본형건축비 역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한편에선 원가 상승이 분양가를 끌어올리고 다른 한편에선 수급난에 공사가 지연되는 현장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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