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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선순환 관계’에 北 “달나라 타령”
7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달나라타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 대통령이 집권 초기부터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대화 진전의 ‘선순환 관계’를 강조한 것을 두고 “아마 남조선집권자가 북남합의 이후 제일 많이 입에 올린 타령을 꼽으라고 하면 ‘선순환관계’ 타령일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매체는 “북남관계는 북과 남이 손잡고 평화와 번영,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우리 민족의 내부문제라면 조미관계는 말 그대로 우리 공화국과 미국과의 관계 문제”라면서 “성격과 내용에 있어서 판판 다른 북남관계와 조미관계를 억지로 연결시켜놓고 ‘선순환 관계’ 타령을 하는 그 자체가 무지와 무능의 극치”라고 했다.
앞서 북한은 김여정 제1부부장을 앞세워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았다. 이어 이튿날에는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문을 통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폐는 물론 군사 도발까지 시사했다.
북한이 해묵은 논쟁거리인 대북전단 살포를 구실 삼아 대남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에는 대남 압박과 더불어 대내 결속을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여정의 담화가 내부 결속과 외부 과시를 위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나 도발을 위한 전주곡일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를 압박해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시키려면 대남매체를 통해 발표해도 충분했을 텐데, 북한 주민 교양용으로 이용하는 ‘노동신문’에 발표한 것은 대외용이라기보다 대내 결속용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트럼프 재선 ‘빨간불’…군사도발 포석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남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점에서 그 연계선 상에서 이번 대북전단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권력의 실질적인 2인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대남사업 총괄자로 나섰다. 달리 말하면, 북한이 남북관계 문제를 그만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이자, 문재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사업 추진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폐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 현 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성과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북한의 행보가 남한 뿐만 아니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흔들린데 따른 향후 군사 도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부담이 큰 미국을 직접 건드리기 보다는 남한을 통해 한반도내 긴장 국면을 형성해 나가면서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말 북한은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한 바 있으며,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건조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의 전략 방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달려 있는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 입장에서는 도발 수위를 높여서 향후 미국의 차기 정권에 대한 협상 우위를 확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남한 비판은 이를 위한 긴장 조성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