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 비싼데도 사들이는 외국인…본격 상승 베팅하나

전날 사상 최대 미니 선물 매수…오늘은 빅선물 매수
"차익거래라 보기 어려워…롱뷰로 접근하는 듯"
현물시장서도 ETF發 외국인 유입 감지
  • 등록 2020-06-05 오전 2:30:00

    수정 2020-06-05 오전 2:3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베팅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물이 고평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사들이고 있는 탓이다. 이런 추세는 최소한 6월 선물·옵션 만기일 전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200지수선물을 2281계약을, 코스피200미니선물을 2만 7713계약 순매수했다. 전날에도 외국인은 대규모의 선물 순매수를 보인 바 있다. 외국인은 전날 미니코스피200 선물에서만 5만 3751계약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2015년 7월 미니코스피200 선물시장이 개설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였다.

주목할 부분은 현재 선물가격이 그리 싸지 않다는 점이다.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200 선물 베이시스(선물과 현물간 가격 차이)의 평균은 0.25포인트였다. 전날 코스피200선물의 평균 베이시스 역시 0.21포인트였는데, 이 수준으로 베이시스가 올라온 것은 2월 말 이후 처음이다. 베이시스가 플러스로 돌아선 건 현물보다 선물이 그만큼 비싸단 얘기다.

선물이 고평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이어나가는 건 외국인이 ‘롱뷰(Long view)’로 한국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며 마진을 얻는 차익거래였다면 현물이 비싸고 선물이 쌀 때 샀어야 했는데, 지금은 선물이 비싸고 현물이 싼 까닭이다. 차익거래는 단순히 현·선물 가격차이에서 마진만 얻는 거래이기 때문에 추세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달금리까지 감안했을 때 외국인 입장에선 선물 고평가에도 불구하고 선물을 매수한 것”이라며 “이론가보다 비싼 가격에 선물을 매수했다는 것은 차익거래성 매매보다는 시장 상승에 베팅을 하는 매매성격이 더 강한 만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최소 선물이 현금결제되는 6월 말까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매수 베팅이든 투기거래든 간에 외국인은 장이 오를 것 같다고 보고 선물을 매수하는 듯 하다”며 “선물 가격이 올라온 상태에서 매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차익거래성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짚었다.

한편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설 기미가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ishares 이머징마켓(Emerging Market) 상장지수펀드(ETF)와 ishares MSCI Korea ETF로 자금이 유입됐다”며 “최근까지 연일 자금이 유출됐던 두 ETF로 자금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한데 특히 한국만을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센티먼트가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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