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소독부터 심리치료까지…中우한에서 활약하는 로봇들

우한시내 임시수용병원, 병원·통신사·로봇社 협업체계
로봇이 발열체크·약품배송·심리치료…5G 기기와 연동
"감염병 대응 보조역할…의료진·보호장구 부족시 유용"
  • 등록 2020-03-24 오전 5:39:00

    수정 2020-03-24 오전 5:39: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내에 확진환자를 대규모로 수용하기 위해 홍샨스포츠센터를 개조해 만든 임시수용병원(우리의 ‘생활치료센터’)은 중국이 가진 첨단 로봇기술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다.

중국 대표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시스템을 구축하는 클라우드마인즈가 합작해 인근 우한우창병원이 투입한 의료진과 함께 로봇을 통해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원격진료하고 각종 의료용품과 생활용품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지원 공무원의 접촉을 최소화해 2차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

총 2만명에 이르는 환자를 수용하고 있는 이 임시병원에는 100대 가까운 로봇이 배치돼 있다. 병원 내에서 로봇들이 환자의 발열여부를 수시로 체크하면 이는 5세대(5G) 통신으로 의료진에게 실시간 전송된다. 또 환자들은 클라우드마인즈의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연동된 스마트 팔찌와 반지를 착용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심장박동수와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관리하고 있다.

중국 로봇업체인 클라우드마인즈가 만든 로봇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내에 코로나19 확진환자 수용을 위해 마련한 임시수용시설에서 환자들의 발열을 체크하고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노래와 율동을 통해 심리치료도 지원하고 있다. (사진=클라우드마인즈 제공)


아울러 `클라우드 진저(XR-1)`라는 이름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은 병원 로비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율동을 해가며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일도 하고 있다.

빌 황 클라우드마인즈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환자와 직접적인 접촉 없이도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로봇과 스마트 기기에 대해 의료진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하며 “특히 장기간 격리조치로 인해 우울해지기 쉬운 환자들에게 ‘클라우드 진저’는 매우 유용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의료로봇업체인 상하이 티엠아이롭(TmiRob)은 현재 우한시를 비롯해 중국 각지에 있는 병원에 60개의 소독 로봇을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로봇은 머리부분에 과산화수소 분무기가 있고 몸통부분에는 9개의 자외선 램프가 장착돼 있다. 병원 내 격리병실은 물론이고 수술실, 발열 클리닉 등 곳곳을 다니며 청소와 소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시내에서 원격조정 기능을 가진 방역로봇이 방역당국 실무자와 함께 시내 주택가를 누비며 위생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AFP)


아울러 중국 주요 도시의 시내에서는 원격조정 기능을 탑재한 로봇이 다니며 곳곳을 소독하는 일을 하기도 하고, 호텔 등에 격리된 여행자들을 위해 사람을 대신해 음식과 약을 배달해주고 침대 시트와 쓰레기를 수거하는 로봇도 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에서도 의료로봇분야 선두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로봇산업발전규획을 5년 단위로 추진해온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원격진료와 자동소독, 물류 등 의료용 서비스 로봇 적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사스키아 포피스쿠 감염의학자 겸 방역전문가는 “이런 로봇의 활용이 전염병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보조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의료진이 부족하거나 개인보호장구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그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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