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경제 보기]지금은 진실이 필요하다…‘제보자’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 다룬 실화 바탕 영화
코오롱 인보사 취소 사건, 제2 황우석 사태로 비화돼
수조원 시총 하늘로…추가 피해 막기 위한 진실 필요해
  • 등록 2019-06-01 오전 8:00:00

    수정 2019-06-01 오전 8:0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영화 ‘제보자’ 포스터.(이미지=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복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박사가 있습니다. 방송사 PD는 이 박사의 연구 결과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성공합니다. 난치병을 치료할 구세주로 추앙받던 박사는 모든 것을 잃고 맙니다.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제보자’의 줄거리입니다. 영화는 국익과 진실 중 어느 것이 우선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진실이 곧 국익이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최근 불거진 인보사 허가 취소 논란이 제2의 황우석 사태로 비화될 조짐인데요.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 또한 국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이정환 박사(왼쪽)를 추적하는 윤민철 PD. 기자 정신이 투철한 PD와 연구욕이 강한 박사와의 갈등을 잘 표현했다.(영화 스틸컷, 이미지=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국가요인급 대우’ 황우석 무너트린 한 방송

2014년 개봉한 ‘제보자’는 과거 일어났던 황우석 줄기세포 조작 사건 구성을 따라갑니다. 세계 최초로 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이장환 박사(이경영)와 그의 연구결과에 의문을 품은 윤민철 PD(박해일)간 대립을 그립니다. 이후에 나온 미국 영화 ‘스포트라이트’에서 보스턴글로브의 기자들이 성직자 아동 성추행 문제를 취재해나가면서 진실을 마주치는 흐름과도 비슷합니다.

민철은 장환이 연구 과정에서 난자를 불법으로 입수하는 것은 물론 수정란 줄기세포를 복제 줄기세포로 속였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하지만 장환은 이미 전 국민이 주목하는 유명인이기에 방송국 윗선으로부터 쉽사리 취재 승낙을 받지 못합니다.

“국익을 지켜야 한다”는 국장의 논리에 민철은 “진실과 국익 중 어떤 것이 중요하나”고 묻습니다. 진실이 곧 국익을 높이는 것임에 공감한 이들은 곧 취재를 개시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장환측의 회유와 협박 등이 이어지고 믿었던 제보자가 등을 돌리면서 위기를 겪습니다. 그러나 다른 연구원인 심민호(유연석)가 결정적인 제보를 하면서 결국 장환의 행태는 세상에 밝혀지게 됩니다.

황우석 박사 역시 한 방송사의 시사프로그램이 복제 줄기세포를 추출한 난자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간 조작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황 박사는 국가요인급 경호를 받는 주요 인물이었지만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혁신적인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난치병 환자들과 가족들의 희망 또한 무너져 내렸습니다.

‘국익을 저해한다’며 대중들의 질타를 받던 장환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더 이상의 큰 피해를 막은 것이야 말로 옳은 일이 아닐까라는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계란 세례를 당하기도 하지만 취재는 계속된다. 진실을 밝히면 결국 모든 왜곡은 되돌아오기 마련이다.(영화 스틸컷, 이미지=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조작·은폐 사실일까…의혹 일파만파 확대

코오롱생명과학(102940)코오롱티슈진(950160)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는 그간 수많은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했던 유전자 치료제입니다. 그런데 이 치료제에 쓰인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 세포로 바뀐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습니다. 제품의 유통·판매가 금지된 것은 물론 지난 29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취소까지 받게 됩니다. 바뀐 주성분인 신장 세포는 종양(암) 부작용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간 인보사를 투여한 3700여명의 환자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코오롱측이 신약 허가 신청을 하기 전에 이미 해당 사실을 알고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줄기세포 연구 결과를 조작한 황우석 사태에 버금가는 후폭풍이 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보사 사태가 제2 황우석 사태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코오롱생명과학 본사.(사진=연합뉴스 제공)
진실 규명은 뒤로 하더라도 현재 시장의 충격은 너무 큽니다. 인보사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3월 한때 코오롱생명과학 시가총액은 1조원이 넘었는데요. 5월 31일 기준으로는 2400억원대로 4분의 1 가량이나 급감했습니다. 올 초만 해도 시가총액 2조원을 웃돌던 코오롱티슈진은 현재 상장 실질 심사 대상으로 분류돼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마지막 거래일인 5월 28일 시가총액은 5000억원도 채 안됩니다. 인보사 사태로 수조원의 자금이 증발한 셈이죠. 큰 피해를 입은 환자들은 물론 주주들까지 회사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코오롱측이 정말 큰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고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지는 모릅니다. 현재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이 유지될지, 인보사 재판매가 가능할지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사건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추가 피해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진실은 하루 빨리 밝혀져야 더 큰 위험을 막을 수 있겠죠. 현실에서도 민호와 같은 제보자가 나오길 기대해봐야겠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