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경기 서북부권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파주 금촌시장에서 도너츠를 팔고 있는 양모(49)씨는 “올해부터 경기지역화폐가 발행된다고 들었는데 우리 지역에서만 쓸 수 있으니 장사가 조금은 더 잘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하며 “특히 카드형태 상품권이라 우리같은 상인도 카드 단말기만 있으면 따로 가맹계약 없이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대표적 상권에 있는 의정부부대찌개거리의 박길순 부대찌개거리상인회장도 “의정부 부대찌개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늘어난 몇몇 식당을 빼면 20여곳 대부분이 연매출 10억원도 안되는 만큼 경기지역화폐 덕에 매출 증가로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 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라는 이름으로 지역화폐사업을 도가 주도하면서도 개별 지역화폐 발행 권한은 각 기초단체에 넘겼다. 이에 따라 ‘의정부사랑상품권’과 ‘평택사랑상품권’ 등 지류(종이)형 상품권은 물론 29곳의 기초지자체가 발행하는 카드형 경기지역화폐, 고양시의 ‘고양페이’, 시흥시 ‘시루’ 등 모바일 기반의 지역화폐까지 다양한 형태로 올해 총 4962억원 어치가 발행된다. 특히 성남시가 지난해부터 180억원의 아동수당을 지역화폐로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도 올해부터 청년배당 1753억원, 산후조리비 지원 423억원, 각 시·군의 복지수당 1406억원 등 총 3582억원을 지역화폐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총 1조5905억원의 지역화폐를 유통시킨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외에 전남 해남군 역시 연 60만원씩 지급되는 농민수당을 해남사랑상품권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처럼 시·도민에게 제공되는 수당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면서 지역화폐 발행액도 늘어 2019년은 지역화폐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활성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각 기초·광역단체가 지역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올 한 해에만 100곳에서 2조원에 이르는 지역화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발행규모는 3710억원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박신환 경기도 경제노동실장은 ”기존에 통용됐던 지역화폐가 광역단위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었다면 현재 추진되는 지역화폐는 기초지자체 단위로 잘게 쪼개면서 소규모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영세상인들에게 피부로 와 닿을 수 있는 새로운 경제정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