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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해야 할 대정부질문에서 질의를 하지 않는 의원들까지 나서 끊임없이 고성을 주고받았다. 당시 사회를 보던 국회부의장에게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이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6일 이데일리가 대정부질문 이틀간 있었던 여야 의원들의 발언과 행동들을 정리해봤다.
민주·한국 “조용히 하라”며 고성 주고받아
첫 발단은 ‘정부 비인가 자료 불법 열람 논란’의 당사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그와 그의 보좌진을 고발한 기획재정부의 수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대치였다. 심 의원은 질의에 앞서 자신의 의원실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 내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통해 비인가 자료에 접근하는 상황을 녹화한 영상을 공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야유를 쏟아 부으며 심 의원을 힐난했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왜 남의 집에 들어가느냐”고 지적했고, 한국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자 주변의 민주당 의원들이 “조용히 하라”며 엄호했다.
김 부총리가 자료습득 과정의 불법성을 재차 강조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당신이 판사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심 의원에게 “잘못을 시인하라”고 소리를 질렀고, 심 의원의 발언 때마다 “그게 뭐냐”고 야유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사과하라. 자료를 반납하라”고 심 의원에 날을 세웠고, 한국당 의원들은 김 부총리에게 “검찰 대변인이냐. 공직자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 부총리의 모든 답변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들은 “업무추진비 국회 감사를 받아라”고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심 의원이 국회부의장일 당시의 특수활동비를 공개하라. 김 부총리 잘했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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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신임 국무위원 자격 인사에서부터 여야는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 발언 내내 “창피하다. 사퇴하세요”를 반복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에게 “잘했다”며 응원을 보내며 맞받았다.
이후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유 부총리의 자질문제를 계속 거론하자 홍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나가 사회를 보던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솔직히 이런 것은 의장님이 제지해주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이후 이철규 한국당 의원도 같은 취지의 질의를 이어가자 홍 원내대표는 다시 의장석으로 나가 “정책질의를 해야지 이런 식은 인격모독”이라고 다시 한 번 제지를 요청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홍 대표는 들어가라. 질문도 허락받고 하느냐”고 했고 급기야 김 원내대표까지 의장석 앞으로 나가면서 분위기는 한층 거칠어졌다. 김 원내대표는 “왜 대정부질문을 방해하느냐”며 홍 원내대표의 팔목과 팔을 잡아끌었고, 양측은 서로 밀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결국 오후 질의 시간에 원내교섭단체인 민주당과 한국당·바른미래당이 각각 한 차례씩 이런 상황에 대해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것으로 정리하면서 여야의 대치는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