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특정 개인에 일반 대중이 깊은 신뢰를 가지게 된 데에는 방송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이다.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그를 섭외하며 그를 유명인사로 만들어줬다. 그가 TV 예능토크쇼에서 재테크나 금융 관련 얘기를 하면 주위 연예인들은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하며 경탄의 시선으로 쳐다봤다. 이런 것들이 그의 공신력을 높여줬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일부 TV 방송프로그램이 그가 화려하게 사는 모습도 공개해 사람들로 하여금 이 주식부자를 맹신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건과 TV 방송과의 함수관계를 파악하려면 방송의 공정한 역할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최근 예능트렌드가 바뀌면서 전문가들이 대거 방송에 등장한다. 과거 예능은 연예인들만의 영역이었지만 연예인들의 신변잡기 얘기에 일반인들이 염증을 느끼면서 이제 전문가들의 깊이있는 강연이 중요해졌다. 그래서 예능이 정보와 재미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로 진화하다고 하지 않는가.
전문가들의 활동영역이 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TV방송 제작진들이 제대로 깨닫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TV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믿을만하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이 연루된 연예인 사기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가 방송에 나올 정도라면 업계에서 알아주는 사람일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방송사가 어련히 알아서 해당 전문가의 실체를 검증하지 않았겠는가’라는 생각이다.
과거 방송에서 전문가 영역이 제한적일 때에는 부실섭외에 따른 폐해가 크지 않았지만 요즘과 같은 전문가 전성시대에는 방송이 그릇된 섭외를 할 경우 일반인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는 것이다. 방송 출연자를 무조건 믿는 일반인들의 사고방식도 문제지만 그런 대중심리를 뻔히 알면서도 방송사가 전문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이는 더 큰 문제다.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공공재다. 인포테인먼트 트렌드와 전문가들의 방송진출이 계속 이어지는 시대적 추세를 감안할 때 지금이라도 방송사들의 공공재의 중요성을 깨닫고 책임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