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PB 감자칩, G마켓서 산다?...리셀러族 어찌할꼬

유통사 초저가 PB, 오픈마켓서 되파는 사례 늘어
이마트 '노브랜드' 대표적..초콜릿, 정가보다 50% 비싸게 팔아
공식 판매채널 제한적..틈새 노린 셀러들 웃돈얹어 재판매
혼란 예상되나 정작 '법적 하자 없어'..업체들 '발 동동'
  • 등록 2016-07-12 오전 5:30:32

    수정 2016-07-12 오전 5:30:32

유통사 초저가 PB의 정상가와 오픈마켓 판매가 비교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자사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오픈마켓에 되파는 ‘리셀러(re-seller)’족(族)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저가 PB제품들이 오픈마켓에서 정가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이상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엄연히 자사 온라인몰이 존재하는 데다 정가보다 비싼 값에 판매되는 탓에 소비자 혼란 등이 예상되지만 마땅한 제재수단이 없어 업체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노브랜드 밀크초콜릿(100g)’은 현재 G마켓에서 177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정가(1180원)보다 50% 가량 비싸다. 노브랜드 버터쿠키(400g) 역시 옥션에서 정가 2980원보다 40%비싼 4170~4470원에 팔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외국계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PB제품도 정가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다. 정가 2480원인 트레이더스 콘칩(450g)은 G마켓에서 3200원에 판매 중이다. 코스트코 PB 커클랜드 ‘스타벅스 하우스 블렌드 원두(907g)’ 역시 정가는 1만5490원이지만 G마켓 가격은 1만6970원이다.

이마트 ‘노브랜드’ 제품들.
이처럼 유통사 PB제품이 오픈마켓에서 웃돈이 얹혀져 되팔리는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식 판매채널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대부분 유통사들이 단독 상품으로 기획해 출시한 제품들로, 소비자들 사이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작년 출시한 초저가 PB브랜드이며, 트레이더스 역시 가성비를 내세운 창고형 할인매장이다. 커클랜드 역시 코스트코의 자체 브랜드다.

그러나 뜨거운 호응에 비해 자사 온라인몰의 인지도가 낮거나 판매된다 해도 품절되는 경우가 잦았다. 이 틈새를 노린 셀러들이 해당 PB를 넉넉하게 구입한 뒤 약간의 마진(이익)을 추가해 오픈마켓에 재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소비자들은 이마트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이마트몰) 혹은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 해당 제품을 정가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G마켓·옥션 등 오픈마켓 채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 경우 오픈마켓만 검색하고 구매하다 자칫 정가보다 비싼 값에 같은 제품을 사는 소비자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셀러들의 되팔기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불법 경로로 유통됐다면 모를까 셀러들이 일반 소비자와 같은 방식으로 샀다면 법적인 하자가 없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유통경로로 구입해 되파는 행위는 불법이라 규정하기 어렵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가 다른 채널에서 판매된다는 사실을 파악하자마자 법무팀과 대응방안을 두고 고민했다”면서 “하지만 검토 결과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PB제품이 판매되는 오픈마켓도 이렇다할 방법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불법 거래가 아닌 정상적인 경로로 상품을 구입해 판매한다면 이를 막기는 어렵다”면서 “명품 병행수입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 측은 정가보다 비싼 값으로 판매되는 채널로 인해 자칫 ‘가격신뢰도’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다른 경로로 유통되는 PB에 대해 관리가 어려워 품질 보증이 어렵다는 점도 걱정 중 하나다. 이마트 측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더한다는 점 외에도 노브랜드를 이마트 독점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투자한 비용 등 무형의 손해도 크다”면서 “오픈마켓을 통해 산 제품의 품질 역시 보증이 어렵지만 일단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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