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싱가포르 국적의 반도체 업체 아바고 테크놀로지(Avago Technologies)가 미국 대형 통신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 인수를 확정했다. 인수 규모가 무려 41조원에 달하면서 기술 분야에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이후 최대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바고가 28일 브로드컴에 현금과 주식으로 370억달러(약 40조9000억원)를 지불키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170억달러는 현금으로, 200억달러는 주식으로 지급한다.
370억달러의 인수 규모는 NXP 세미컨덕터가 지난 3월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는데 쓴 167억달러(부채 인수 포함)의 두 배를 뛰어넘었다. 이는 기술 분야에서 2000년 미국 통신망 장비업체 JDS 유니페이스(JDS Uniphase)가 SDS를 380억달러에 매입한 이후 최대 규모다.
브로드컴은 사업규모면에서 아바고보다 덩치가 큰 업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때 브로드컴은 지난해 84억달러를 벌어 49억달러에 그친 아바고를 앞서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면에서는 363억달러까지 커진 아바고가 340억달러(약 37조5600억원) 수준인 브로드컴을 앞섰다.
이들의 M&A는 애플, 삼성과 같은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부품 업체가 생존을 위해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따른 것이다. 아바고는 지난해에만 세 건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몸집 부풀리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아바고가 브로드컴을 인수하면서 칩 분야의 M&A가 더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독립적인 칩 분석가 패트릭 무어헤드는 “게임은 통합하거나 통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