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고, 美브로드컴 인수 유력…`반도체산업 최대` 38兆 규모

싱가포르 반도체사, 2년전 LSI이어 브로드컴 인수 근접
340억달러 역대 최대 전망..반도체 `규모의 게임` 지속
  • 등록 2015-05-28 오전 6:53:55

    수정 2015-05-28 오전 6:53:55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싱가포르 국적의 반도체 업체인 아바고 테크놀로지(Avago Technologies)가 미국 대형 통신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간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산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아바고가 브로드컴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합의까지 머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종 합의 발표는 이르면 28일쯤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바고는 현금과 주식으로 대금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사업규모면에서 아바고보다 덩치가 큰 업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때 브로드컴은 지난해 84억달러를 벌어 49억달러에 그친 아바고를 앞서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면에서는 363억달러까지 커진 아바고가 340억달러(약 37조5600억원) 수준인 브로드컴을 앞섰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전체 규모는 NXP 세미컨덕터가 지난 3월 프리스케일 세미컨덕터를 인수하는데 쓴 167억달러(부채 인수 포함)보다 거의 2배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딜은 반도체 칩 생산 비용 증가와 반도체 디자인 업체들의 합종연횡 등으로 인해 M&A가 활발해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아바고 역시 지난 2013년에 LSI를 5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실제 자일링스와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로덕츠 등과 인수 협상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961년 설립된 브로드컴은 단거리 모바일 기기들을 이어주는 와이파이 칩 분야에서 세계 최대 업체다. 다만 퀄컴에 밀려 고전했던 휴대폰용 모뎀칩 사업은 지난해부터 철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크리스 롤랜드 FBR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산업은 규모의 게임”이라고 전제한 뒤 “이 때문에 이와 같은 M&A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산업 전반적인 합종연횡의 속도는 이미 정점을 찍었다며 앞으로의 M&A 움직임이 다소 둔화될 순 있을 것으로 점쳤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지난해 310억달러 규모의 M&A 딜이 이뤄져 지난 2011년 이후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브로드컴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2%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14년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이었다. 아바고 주가 역시 전일대비 7.8%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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