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싱가포르 국적의 반도체 업체인 아바고 테크놀로지(Avago Technologies)가 미국 대형 통신 반도체업체인 브로드컴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간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경우 반도체 산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딜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아바고가 브로드컴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합의까지 머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종 합의 발표는 이르면 28일쯤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바고는 현금과 주식으로 대금을 치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은 반도체 칩 생산 비용 증가와 반도체 디자인 업체들의 합종연횡 등으로 인해 M&A가 활발해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아바고 역시 지난 2013년에 LSI를 56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성을 보여왔다. 실제 자일링스와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로덕츠 등과 인수 협상을 벌인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1961년 설립된 브로드컴은 단거리 모바일 기기들을 이어주는 와이파이 칩 분야에서 세계 최대 업체다. 다만 퀄컴에 밀려 고전했던 휴대폰용 모뎀칩 사업은 지난해부터 철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브로드컴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22%나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14년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이었다. 아바고 주가 역시 전일대비 7.8%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