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들은 이직 때 특급 대우를 받기 위해선 자기 분야에서 ‘히스토리가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직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이직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라는 게 헤드헌터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구인에 나선 기업들은 헤드헌팅 회사에 의뢰해 경력직원을 영입하는 경우에도 20% 이상 연봉을 올려주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직 때에는 연봉뿐 아니라 이직 대상 회사의 성장성과 이직 후 회사 내에서의 입지도 고려해야 후회가 없다.
경력 채용 때 연봉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책정된다. 이직 대상 회사의 연봉 테이블에 맞추는 방식과 직전 직장 연봉에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방식이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사의 연봉 테이블에 맞춰 스카웃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고강식 탑경영컨설팅 대표는 “이직할 때 많아야 연봉 인상 폭은 20% 정도다. 두 세배씩 연봉을 올려 주는 건 특수한 경우”라고 잘라 말했다.
‘이직 시 연봉=직전 연봉+소비자 물가 상승률(통상 5% 내외)+이직에 따른 위험 부담률(5~10%)’. 양기욱 HR맨파워그룹 이사가 소개한 이직 때 연봉 산출 공식이다.
김혜양 유니코써어치 상무는 “2009년 전까지는 이직 때 평균 20~25% 정도 연봉이 인상됐지만 최근에는 인상 폭이 줄어 10~15%가 적정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전에는 연봉을 따라 이직을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회사 비전이나 새로운 사업 분야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이직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양산업이라면 업종 변경 고민해야
그러나 10~20% 인상률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부족하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직급에 따라서도 인상률이 달라진다.
김 상무는 “간부급보다 중간 관리자 연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중간 관리자 중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과장·차장들이 이직 때 상대적으로 연봉 인상 폭이 크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에서 비슷한 기간 동안 근무했다고 해도 평소 경력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이직 때 연봉은 달라진다.
몸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다. 첫째, 업종과 직종의 변화가 너무 잦으면 안된다. 경력에 일관성이 있고 해당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즉시 전력 투입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너무 잦은 이직은 마이너스다. 단순히 연봉을 올리기 위해, 또는 조직내 갈등을 회피하기 위해 이직을 결정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셋째, 자신만의 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자신의 경력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격증이나 학위를 취득해 두는 것도 좋다.
고 대표는 “미래성장산업 분야로 꼽히는 업종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야 몸값을 올릴 수 있다”며 “만일 현재 일하는 업종이 사양산업이라면 빨리 벗어나 새로운 업종에 진출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주신 분>
△고강식 탑경영컨설팅 대표=세계적인 헤드헌팅업체 ‘워드 호웰 인터내셔널(The Ward Howell International)’ 한국 파트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계열사인 이아유(EIU)로부터 세계 200대 헤드헌터로 선정된 바 있다.
△김혜양 유니코써어치 상무=17년째 헤드헌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롬앤하스 코리아 영업 관리부서에서 종사하다가 1997년 헤드헌터로 전직했다.
△ 양기욱 HR맨파워그룹 이사=헤드헌팅계의 젊은 피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 다우기술 마케팅 담당으로 일을 하다 ‘메세지온’이라는 문자 메시지 서비스 전문 업체를 창업한 후 2008년 헤드헌팅계에 뛰어들었다. 과거 이력을 살려 IT 업종 채용 전문가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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