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이 작품은 놓치지 마라"

제시카 모건 예술총감독 추천 '광주비엔날레 10선'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 등 전위적 작품 눈길
  • 등록 2014-09-05 오전 7:06:00

    수정 2014-09-05 오전 7:49:02

제1전시실에 전시된 에드워드 키엔홀츠와 낸시 레딘 키엔홀츠의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한국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고 전시에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녹아 있다.” 제시카 모건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이 10회째를 맞은 비엔날레 기획에서 중점을 둔 것은 한국의 역사와 현실. 놓치지 말아야 할 추천작품 10선을 통해 이번 비엔날레가 지닌 지향점을 짚어냈다.

첫손에 꼽은 건 미국작가인 에드워드 키엔홀츠(1927~1994)와 그의 부인인 낸시 레딘 키엔홀츠(71)의 ‘오지만디아스 퍼레이드’. 1985년 작품이지만 광주비엔날레를 위해 한국적인 상황을 가미해 새롭게 내놨다. 일장기와 태극기 등 한국사의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는 소품들이 추가됐다. 1972년부터 공동작업을 해온 키엔홀츠 부부는 전쟁·종교·죽음·섹스·정치사회 갈등 등의 주제를 다뤘다. 키엔홀츠 부부의 이번 작품 역시 정치적 선동과 공포를 희화화하고 기성권력을 조롱하고 풍자했다. 오지만디아스는 고대 그리스의 왕 람세스 2세의 그리스식 이름으로 절대권력을 상징한다.

과테말라 출신인 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의 신작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도 있다. 불에 의해 일부가 변형되고 파괴된 것처럼 보이는 작품은 ‘터전을 불태우라’는 광주비엔날레 주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마르케스의 소설 ‘순수한 에렌디라와 그녀의 영혼 없는 할머니에 관한 놀랍고 슬픈 이야기’에서 제목을 따왔다. 소설에서 주인공인 10대 소녀는 실수로 할머니의 집을 불태우고 재산을 변상하기 위해 창녀가 돼 일을 한다. 피구에로아는 과테말라 밖에서 난민으로 지냈던 경험과 개인 컬랙션이 보관돼 있던 집이 화재로 불탔던 일을 작품에 녹여냈다.

제4전시실에 설치된 나우푸스 라미레스 피구에로아의 ‘에렌디라를 위한 소품’(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스위스 태생인 우르스 피셔의 ‘38E.1st ST’는 작가의 뉴욕 아파트를 실제 규모로 재창조한 작품이다. 집안에 들어가듯 작품 내부로 발을 디디면 팝 아티스트 조지 콘도, 스튜어트 우, 프렘 사히브, 카롤 크리스티안 푈, 도모코 요네다 등 작가 7인의 실제 작품과 만날 수 있다.

이외에 임민욱(한국)의 ‘내비게이션 아이디’, 겅 지안이(중국)의 ‘쓸모없는’, 전시기간 중 주말 오후마다 펼쳐지는 제니퍼 알로라(미국)와 기예모 칼사디아(쿠바)의 ‘기질과 늑대’ 퍼포먼스를 비롯해, 에이에이 브론슨(캐나다)의 ‘팔각정 창작 스튜디오’, 이불(한국)의 ‘수난유감-당신은 내가 소풍 나온 강아지 새끼인줄 알아?’, 스튜어트 우(미국)의 ‘보안창틀’, 정금형(한국)의 ‘심페소생술 연습’ 등이 추천작으로 꼽혔다.

제3전시실에 마련된 우르스 피셔의 ‘38E. 1 St’(사진=광주비엔날레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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