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혈에서부터 미용 성형까지, 인체 쇼핑에 대한 충격적인 진실을 알려주는 책이 ‘인체 쇼핑’이다. 인체 조직이 상품으로 전락한 현 상황을 ‘인체 쇼핑’이라고 명명, 실상을 알리면서 현상에 대한 철학적, 사회적, 윤리적, 법률적 고찰을 시도한다. 여성학자의 시각으로 인체 쇼핑과 관련해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강조하고 몸의 상품화를 ‘몸의 여성화’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생명공학의 발전은 자유시장주의라는 토대 위에서 불로장생하려는 개인의 욕망과 뒤엉켜 기괴한 현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몸의 각 부분에 값이 매겨져 자동차 부품처럼 매매되고 있는 것이다. 생명공학과 의학의 발전 덕분에 세포와 인체조직, 장기는 오늘날 귀중한 정보의 출처이자 돈벌이가 될 신상품의 원료로 여겨진다.
책은 자유시장주의가 소비자에게 장기의 무한재생과 영원한 젊음에 대한 욕망을 발굴하고 부추기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금을 지원해 생명공학의 발전을 촉진해왔다고 말한다. 신화적 욕망에 가득 찬 소비자는 생명공학이 내놓을 신비의 영약에 점점 기대가 부풀어가고, 시장과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된 생명공학은 점점 더 오만해져 간다는 것이다.
“대니얼과 데비 그린버그 부부는 카나반병이라는 희귀 유전병으로 두 아이를 잃었다. 부부는 자신들의 고통을 다른 가족들이 겪지 않도록 매탈런 박사와 함께 카나반병을 앓는 다른 아이들에게서 채취한 인체조직을 보관할 연구 은행을 설립했다. 그러나 매탈런 박사가 근무하던 병원이 그린버그 부부 모르게 포괄적 특허를 출원하고 연구비를 회수해야한다는 명목으로 특허사용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병을 앓는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인체 조직과 돈, 시간을 투자했기에 특허 취득이 가능했지만 이제 자녀의 카나반병 발병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