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기자]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유층 노인과 여성 등 19명을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YTN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지역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부유층 노인을 비롯해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둔기 등으로 살해한 혐의(살인)로 유영철(33)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해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했다. 이어 10월9일에는 서대문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의 단독주택에서 고씨 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역시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유씨는 같은 해 11월 재력가인 최모(71)씨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에 침입, 최씨 부인 유모(69)씨를 살해했고, 종로구 혜화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사는 집주인 김모(87)씨와 파출부 배모(53)씨를 살해한 뒤 불을 질렀다.
유씨는 경찰이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족적을 확보, 수사망을 좁혀오는 가운데 올들어서는 서울지역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김모(25)씨 등 11명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유씨는 부유층 주택가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렀지만 현장에서 현금과 저금통장, 귀중품 등에는 손을 대지 않아 부유층과 사회에 대한 증오가 범행동기라는 경찰 설명을 뒷받침했다.
유씨는 또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등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자기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체를 토막, 암매장하는 잔혹한 모습을 보였다.
유씨는 절도죄로 수감 중 안마사 일을 하던 부인과 이혼한 뒤 전화방에서 일하던 여성 김모씨에게 청혼했으나 교도소 출소자, 이혼남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거절당하자 여성 및 부유층과 사회에 대해 증오심이 커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씨는 이달초 서울 역삼동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감금, 폭행한 혐의로 지난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유씨는 경찰에서 감금 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최근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이라고 진술, 살인사건 용의자로 재조사를 받다 경찰이 조사실에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도주했다.
유씨는 도주한 뒤 16일 오전 영등포역에서 불심검문 도중 다시 경찰에 붙잡혔고 재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서울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했다.
경찰은 18일 유씨를 대동하고 서울 봉원사 계곡과 서강대 뒷산 등 사체를 숨긴 장소를 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