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문제의 집회에서 경찰과 시위대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진 것은 경찰이 과잉 대응한 탓이 아니다. 시위대가 세종대로의 미리 허가된 차선을 넘어 양방향 도로 전부를 점거하려 했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결국 힘으로 밀어붙인 끝에 경찰 펜스를 무너뜨리고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은 경찰관만 해도 100명이 넘는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경찰이 일부러 충돌을 유발해 참가자를 연행했다며 불법행위를 한 노동계 대신 경찰을 비난하는 애먼 소리를 하고 있다. 결국 이에 대한 조지호 경찰청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면서 예산 삭감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경찰에 대해 격려해 주지는 못할망정 예산까지 깎겠다고 나선 것은 다른 속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당은 요즘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혐의 선고에 대해 신경을 날카롭게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사법부를 향해 여러 압력 수단을 구사하고 있는 데서도 그런 배경이 읽혀진다. 법원에 대해서는 선심성으로 예산을 늘려준 반면 검찰·경찰 예산은 깎겠다는 것은 너무 방법이 졸렬하다. 이 대표 한 명을 지키겠다고 공권력에 딴지거는 행태를 즉각 멈추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