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만큼 뜨거워진 韓 바다…올해 양식업 피해 역대 최대 예상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지난 9일까지 폐사한 양식생물은 총 4307만8000마리에 달한다. 양식업 피해는 매년 초 해양수산부가 재정당국과 합의해 고시하는 ‘복구단가’를 기준으로 산정돼 연말에 총 집계가 마무리되는데, 올해 피해 규모는 작년을 넘어서는 것은 물론, 역대 최대였던 2018년(713억원)을 넘을 수도 있다. 앞서 지난해에는 고수온 특보가 57일간 이어지며 양식생물 약 3600만마리가 폐사, 이로 인한 피해액은 43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22년(10억원)에 비해 40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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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온도가 올라가면 기존 생물은 버티기 어려워지고, 아열대 생물이 적응하기는 쉬워진다. 올해 중국에서 유입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1㏊(헥타르)당 108마리로, 지난해 0.3마리와 비교하면 무려 360배나 늘어났다. 아울러 동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대형 상어류 등의 출현도 잦아지는 등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바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족자원 꾸준히 감소…기후변화 ‘뉴노멀’ 된다
고수온은 양식업뿐이 아닌 어업에도 영향을 준다. 통계청의 ‘2023년 어업생산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95만5000t에 그쳤다. 역대 최고였던 1986년(173만t) 이후 한반도 연안에서 잡히는 어획량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최근 들어서는 해마다 어획량이 90만t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기간 동해안에서 흔하게 잡히던 명태, 오징어 등 어종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난류성 어종인 방어나 정어리, 전갱이 등이 채우며 어족 자원의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어업 생산량과 해양 환경에 영향을 주는 고수온 현상이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인성 수과원 기후변화연구과장은 “올해는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 등 아열대성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 기상적 요인으로 해수면 온도가 높았다”면서 “기상적 요인 외에도 전세계적으로 해양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상 고수온의 강도와 빈도는 높아질 확률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도 기후변화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안 중 해양환경 부문으로 올해 대비 3.1% 늘어난3459억원을 편성했고, 예산안 중 기후대응기금을 활용해 장기적인 대응도 준비중이다. 아울러 수산분야 기후변화 TF(태스크포스 팀)을 발족해 이날 첫 회의를 연 것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양식업 등 수산분야 대응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