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선까지 4개월이 남은 데다 결과를 쉽게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전제로 한 상황이 증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
트럼프 피격에…원·달러 다시 1380원대로
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2포인트(0.14%) 오른 2860.92에 마감했다. 지수는 삼성전자(005930)의 상승세 덕에 소폭 오름세로 장을 마쳤지만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보다 3.20원 오른 1382.80원에 마감하며 외국인이 2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이날 지수는 2848.93에서 2872.90까지 약 24포인트의 범위를 움직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태 탓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카운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중 그를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귀에 피를 흘리며 경호원에 둘러싸인 가운데 긴급히 대피했고 응급 처치를 받은 뒤 퇴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격 다음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단결해 미국인으로서 본성을 보여주고, 강하고 결연하게, 악이 승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예정대로 15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진행되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할 방침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피격 사건이 발생하자, 먼저 달러 가치가 오르는 모습이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패턴상 역대 대통령 암살이나 피격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치 불확실성으로 증시 급락, 금, 유가 급등 등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이번에도 위험자산 선호심리의 위축이 나타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선확률 71%…방산·원전 치솟고 2차전지 ‘파란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후 국내 증시는 업종별 희비가 교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자 방산주가 급등세를 탔다. 이날 LIG넥스원(079550)은 13.35% 올랐고 현대로템(064350)과 한화(000880)에어로시스템도 각각 7.51%, 4.54%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의 주한미군 관련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미국이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이 무기 수입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주는 급락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후보는 공약집 성격의 ‘아젠다 47’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녹색 속임수’라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엘앤에프(066970)는 각각 3.89%, 3.26% 하락했고 포스코DX(022100)도 2.96%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방산 외 제약이나 에너지, 원전 등이 수혜를 입는 반면 신재생에너지나 중국 비중이 큰 종목들은 악재를 만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대선까지 시간이 남았고, 각 당의 정책도 변화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 책임자는 “미국 대선까지 4개월이란 시간이 남아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모르는데다, 테슬라의 경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데 오히려 프리장에서 급등하고 있다”면서 “정책을 예단하고 매수하기엔 아직 이른 면이 많은 만큼 선거 결과가 나온 후, 매매에 나서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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