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노벨상 수준의 뛰어난 연구역량’을 목표로 설립된 기초과학연구원(IBS)이 노벨상 산실인 독일과 일본의 연구기관과 협력을 본격화해 세계적 성과 창출에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간담회에서 “전 세계 연구자들이 한국 연구자들과 연구하고 싶게 만들어야 하고, 한국을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로 만들어 가야한다”며 국제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기초과학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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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나노의학연구단은 독일 막스플랑크 의학연구소와 오는 4월께 업무협약을 맺고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한 뒤 내년을 목표로 독일과 한국 양국에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에 이은 아시아 두번째 공식 연구소 센터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이온가속기연구소도 RIKEN 니시나센터에 직접 개발한 검출기를 이용해 실험하는 등 연구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시아 두 번째 공식센터 유치 추진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장(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와 함께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글로벌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지난 1911년 설립된 이후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다 노벨상 수상자(39명)을 배출한 노벨상 사관학교다. 막스플랑크연구소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80여개 산하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계 강사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가 막스플랑크연 기후과학연구소 단장에, 차미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보안·정보연구소 교수에 선임되는 등 독일과 접점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추진된다는 점에서 관심이다.
오는 4월에는 독일막스플랑크 의학연구소장 등이 방한해 구체적인 협력 사안을 논의한다. 올해는 공동 워크숍, 연구실 방문, 정례회의 등 협력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는 현재 9개국에 17개의 막스플랑크연구소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RIKEN에 이은 아시아 두 번째 센터를 설치하는 게 목표다. 센터 설치가 현실화되면 최대 10년 동안 양국에 센터를 개소해 주축 연구진들이 일부 상주하며 협력 연구를 활성화하고, 미래 의학의 흐름을 바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천진우 단장은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이화학연구소에만 설치돼 있다”며 “센터 설립이 현실화되면 과학적 공식 파트너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독일 의학의 강점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화학연구소와 전략적 협력 강화
IBS는 일본과도 협력을 강화한다. IBS의 희귀핵연구단,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중심으로 RIKEN과 전략적 국제협력과 공동연구를 강화한다. IBS 희귀 핵 연구단은 RIKEN 니시나 센터와 핵물리 분야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니시나 센터는 주기율표 113번 원소인 ‘니호늄’을 발견하는 등 일본 핵물리학 연구의 상징으로 통하는 중이온가속기 ‘RIBF’를 1990년대부터 운영해온 기관이다.
| IBS 중이온가속기 RAON 항공 사진.(사진=I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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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연구소는 올해부터 IBS의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의 중성자 검출기를 일본에 설치해 연구할 계획이다. 라온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고에너지구간 실험장치들이 완공되기 전에 미리 개발한 장비를 일본에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는 3월에는 니시나센터장을 비롯해 10여명이 중이온가속기 현장을 찾는다.
홍승우 중이온가속기연구소장은 “국내 대학에서 미리 만든 검출기를 양국이 공동 활용하게 할 계획”이라며 “수년 걸릴 수 있는 고에너지구간 장비를 유휴장비로 놔두기 보다 미리 일본에서 실험해보고 장비를 개량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도영 원장은 “각국을 대표하는 국가 기초과학연구소인 IBS와 RIKEN 간 협력은 양국 과학자들이 우호적 환경에서 국제 공동 연구를 펼칠 수 있는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라며 “국제협력에서 시너지가 창출되고, 아시아의 기초과학 연구경쟁력을 한층 더 높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