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서 병력 일부 철수…"저강도작전 전환 시작"

몇 주내 5개 여단 규모 철수…"조만간 전쟁 강도 낮아질 것
전쟁 장기화 따른 경제적 부담도 작용
  • 등록 2024-01-02 오전 8:13:57

    수정 2024-01-02 오전 8:13:57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병력 일부를 철수했다. 미국 등이 요구했던 ‘저강도 작전’으로의 전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전차 위에서 작업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앞으로 몇 주 안에 가자지구에서 5개 여단, 수천명 규모 병력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군이 이같이 대규모 병력을 전선에서 물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경제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앞으로 1년 동안 전개될 작전을 위한 힘을 비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철수가 이스라엘의 전술이 무차별 ‘고강도’ 작전에서 외과수술식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격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해 왔다. 미군 특수전사령관을 지낸 마크 슈워츠는 “병력 철수는 미국이 요구해 온 것과 일치하며 전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믹 멀로이 전 미 국방부 중동담당 부차관보도 “군대 철수가 종전에 가까워졌다는 뜻은 아니지만 조만간 강도가 낮아질 것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말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도 저강도 작전 전환과 전후 구상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가리 대변인이 언급한 것처럼 경제적 부담도 이스라엘이 병력 축소를 결정할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내내 교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엔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지난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연율 19%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칸 유니스 등 가자지구 남부에선 여전히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야론 핀켈만 이스라엘군 남부군 사령관은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는 다양한 방법, 다양한 강도, 다양한 형태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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