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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회사 대표이사인 피고인 A씨는 2021년 2월 1일 오후 10시경 포항시 남구에 있는 회사 숙소에서 피해자 B씨에게 해고 통보했다. A씨는 지인(B씨의 작은 아버지) 소개로 B씨를 고용, B씨는 2020년 10월부터 C회사에서 근무했다.
A씨는 야간에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은 B씨가 사유를 물어본다는 이유로 B씨에게 욕설하면서 ‘오늘 같이 있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른다’며 당장 나가라고 압박했다. 또 A씨를 피해 회사 사무실로 피신한 B씨를 계속 쫓아다님으로써 결국 피해자가 야간에 회사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다.
또 A씨는 같은 날 오후 11시경 장소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해 B씨에게 “일단 내일 회사 근처 얼쩡거리지 마라, 나 옆에서 봤으면”이라는 메시지를 전송한 것을 비롯해 그때부터 다음날 오전 9시경까지 카카오톡 9회, 전화통화 2회를 했다.
특히 2021년 1월 31일 일요일에 전 직원이 출근해 근무하는 상황임에도 B씨가 이 사건 회사 소유의 렌트 차량을 이용해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온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돼 피해자를 해고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울러 2021년 2월 9일 오전 11시경 회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A씨를 B씨가 제지하자 A씨는 화가 나 손으로 B씨의 가슴과 목 중간 부분을 잡아 뒤로 밀쳐 피해자를 폭행했다.
1심에서는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문자메시지와 통화의 내용·취지·경위, 전후 정황 등에 비추어 이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 등 판시 각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유형력을 행사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전화통화의 전체적인 내용과 취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타이르면서 해고 통지의 수용과 그에 따른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며 “그 중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보이는 극히 일부의 표현만 추출해 공소가 제기됐으며 그마저도 피해자가 해고 통지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계속 고수함에 따라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격분해 대표이사 지위에서 해고 의사를 명확히 고지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충동적으로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7개의 카카오톡 메시지는 내용과 시간적 간격에 비춰 약 3시간 동안 총 3개의 메시지를 발송한 것에 불과해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일련의 반복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전체적인 내용은 해고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고지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현안이 된 해고 방식의 고용관계 종료를 둘러싼 법적 분쟁 혹은 이에 관한 협의 과정의 급박하고 격앙된 형태 내지 전개라고 볼 수 있을 뿐 피해자의 불안감 등을 조성하기 위한 일련의 반복적인 행위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