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딩크족 약속 깬 남편, 사기결혼 아닌가요[양친소]

[양소영 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3-08-19 오전 9:00:00

    수정 2023-08-19 오전 9:23:18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최지현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0년 가사전문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양친소 사연>

저는 동호회에서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은 저와 가치관과 성향이 비슷했죠. 저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고, 두 사람이 결혼 생활을 즐기면서 서로에게 집중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결혼 전 남편은 저의 생각을 존중한다고 했고, 아이 없이 둘만 살아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께는 아이를 일부러 낳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자고 약속하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이 지루했는지, 남편의 생각이 갑자기 달라진 건지, 결혼 5년이 지났을 때 남편은 제게 아이를 가져보면 어떤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심이 확고했습니다. 딩크 부부로 살기로 약속해놓고 이제와서 아이를 갖자는 남편을 보면서, ‘속아서 결혼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남편은 시댁에서 외동으로 자랐는데, 시부모님은 제게 ‘언제 손주를 낳아줄거냐’, ‘손자가 없으면 우리 집 대가 끊긴다’는 모욕적인 말을 하면서 임신을 강요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시부모님을 말리거나, 제 편에 서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마치 사기 결혼을 당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저와 생각이 너무 다른 남편과 이혼하고 싶습니다.

-딩크족 약속을 깬 남편, 사기를 이유로 한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할까요.


△혼인취소 사유의 사기는 혼인을 위해서 상대방에게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말했어야 하는 사실을 알리지 않음으로써 상대방에게 착오를 일으켜서 혼인의사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연에서는 상대방을 속인 것이 아니라, 결혼 후에 가치관이 변화한 것으로 보여서 사기를 이유로 한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남편이 약속을 어긴 건 맞지만 이혼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워 보여요.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민법 840조 6호 사유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봐야 하는데요. 남편이 결혼 전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아이를 갖는 것으로 생각을 바꾼 것은 가치관이 변화한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민법 840조 6호에 해당하기 어렵다고 보입니다.

-임신을 강요하는 시부모님의 발언은 어떤가요.

△민법 840조 3호 사유인 배우자의 직계가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기 위해서는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폭행, 학대, 모욕을 당해야 합니다. 만약 시부모님의 발언이 일시적이었다면 혼인관계 지속을 강요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할 정도의 모욕이었다고 보기는 좀 애매합니다. 따라서 위자료 청구를 한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 같습니다. 사연자는 법원을 설득할만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혼인 전에 서로 자녀계획을 합의했다는 정황으로, 서로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문자나 증서가 있으면 좋을 것 같고요.

만약에 자녀계획 문제로 다투었을 때 혹시라도 남편이 폭언이나 모욕적인 말을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녹음하거나, 시댁에서 모욕적인 말을 한 것에 대한 녹음파일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남편과의 끊임없는 불화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정신건강의학과의 소견서 등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딩크=더블 인컴 노 키즈(Double Income No Kids)의 앞글자 딩크(DINK)를 따서 만든 용어로, ‘맞벌이 부부로 수입은 두 배(Double Income)이지만 아이는 갖지 않는다(No Kids)’는 뜻이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TV양소영’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필드 위 여신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