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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월 소매판매 증가율 0.4%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월인 올해 3월(-0.7%) 큰 폭 감소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8%)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소비가 미국 경제를 여전히 떠받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휘발유와 자동차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6% 늘어났다. 특히 잡화점(2.4%), 무(無)점포 소매점(1.2%), 헬스케어 소매점(0.9%), 식음료 서비스(0.6%) 등에서 소비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스포츠·음악·책 소매점(-3.3%), 주유소(-0.8%) 등은 소비가 부진했다.
그러나 소비 지출 호조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높은 가격을 반영한 착시라는 냉정한 분석도 적지 않다. EY-파테논의 리디아 보우소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소매 판매는 완마한 반등을 보였지만 이는 더 높아진 가격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돈을 쓸 수 있고 여름 내내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소비 호조의 많은 부분은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부진 홈디포, 소비 둔화 방증
실제 이날 나온 홈디포의 실적은 추후 소비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홈디포는 올해 1분기 3.82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80달러)를 웃돌았다. 그러나 매출액은 372억6000만달러로 월가 예상치(382억8000만달러)를 하회했다. 홈디포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시장의 매출액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이렇게 큰 폭 밑돈 것은 2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CNBC는 전했다.
리처드 맥페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 △서비스로의 지출 행태 변화 △지난 봄 미국 서부의 추위 등을 부진한 실적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홈디포는 올해 회계연도 동일점포 매출이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보합권 전망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에 홈디포 주가는 2.15% 떨어졌다.
모야 분석가는 “홈디포를 둘러싼 거시 환경은 훨씬 더 나빠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는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의 향후 흐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1.38%), 타깃(-2.28%), 메이시스(-3.53%) 등 주요 유통업체 주가는 이날 모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