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에 칼 대면 못쓴다’라는 생각은 위험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이 첨단으로 발전한 지금도 “허리에 칼을 대면 평생 허리를 못 쓴다”라는 생각에 수술을 주저하고 미루는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자칫 수술시기를 놓친다면 수술 후에도 감각 이상이나 마비가 남는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척추 질환의 경우 초기에 치료만 잘 받는다면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고 실제 수술을 하는 경우는 4~5% 정도에 불과하다.
요통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누구나 살면서 한 번 이상은 반드시 경험하게 되는 아주 흔한 증상이다. 단순 염좌부터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 병명도 다양하지만, 외부 충격, 잘못된 생활습관, 자세, 운동 부족, 무리한 노동이나 운동, 퇴행성 변화까지 그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다. 요통의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회복 되기도 하지만 통증이 수주 이상 지속하거나 오히려 심해진다면 내부 손상이나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허리 통증 질환에는 추간판 탈출증과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 추간판 탈출증은 추간판(디스크)을 감싸고 있는 섬유륜이 찢어져 디스크 내부에 수핵이 척추관으로 돌출된 상태로, 신경 압박으로 인한 통증이 나타나며 다리 저림, 하지 감각 저하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주로 활동성이 강한 20~40대에서 많이 발생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고 이로 인해 각종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직접적인 허리 통증보다는 신경압박으로 인한 하지 저림이 두드러지며 걸을 때 다리 통증이 더 심해져 걸음을 멈추고 앉아서 쉬다 다시 보행하는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
증상이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이며 초기에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두 질환 모두 질환 초기이거나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다면 CT, 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척추 상태를 확인하여 다음 치료 단계를 밟아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했음에도 통증이 지속하거나 심한 환자의 경우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척추 수술도 크게 절개수술과 최소침습 수술로 나뉘는데 최소한의 절개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한 최소침습 수술법에는 미세현미경 수술, 내시경 수술 등이 있는데 수술 효과는 높이고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다.
◇ 허리 통증 심한 경우 무리한 운동 삼가야
최근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수술 중 하나가 바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BESS)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기존 척추 수술의 단점을 개선하며 최소한의 절개로 우수한 치료 효과를 거두고자 도입된 치료법이다.
이춘택병원 척추관절센터 은동찬 과장은 “척추수술도 다양한 방법이 도입된 만큼 과거처럼 거부감을 갖고 치료를 미룰 필요는 없다. 의료진을 신뢰하고 자신의 질환에 맞는 치료법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양방향 척추 내시경은 시술에 가까운 수술로, 시야가 확보된 상태에서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어 환자분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은 평소 생활 속에서 조금만 신경 써서 관리해도 호전될 수 있다. 단,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무리해서 운동하지 말고 통증이 호전된 후 하는 것이 좋다. 허리가 아플 때는 가볍게 걷기나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 등과 꾸준한 스트레칭이 좋으나 윗몸 일으키기나 헬스 같은 중량운동, 반사신경이 필요한 배드민턴이나 탁구, 허리를 비트는 골프 등과 같은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은동찬 과장은 “허리 통증은 구부리는 자세에서 디스크에 압력을 가해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운동 전에는 충분하게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숙이고 장기간 일을 하거나 허리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피하고 허리를 반듯이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앉아서 일을 해야 한다면 중간에 일어나서 가볍게 걷거나 허리를 움직여 허리가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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