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밥이 창립한 다보스포럼은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리면서 그 권위와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UN 비정부 자문기구 지위를 얻게 됐고, 세계무역기구(WTO)나 서방 선진 7개국(G7) 회담 등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제4차 산업혁명을 중점 의제로 내세우고 경제, 사회, 윤리 등 다각도에서 기술 혁명이 가져올 영향과 대응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포럼의 주제가 초기에는 경제 이슈에 한정됐으나 점차 정치외교 문제로까지 확장됐다. 그 결과 포럼은 새로운 세계질서를 마련하는 데도 커다란 역할을 했다. 1989년 다보스 포럼에 동독과 서독의 총리가 함께 참석해 독일 통일에 관해 논의함으로써 냉전 종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2년에는 포럼에 참석한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교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단독회담을 통해 평화자치협정에 서명하는 역사적 합의를 도출해냈다.
물론, 비판적 시각도 없지 않다. 세계화 등 항상 비슷한 주제를 두고 논할 뿐 문제 해결의 리더십을 보여주거나 대타협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비영리단체이면서도 상업주의에 물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문제들은 앞으로 포럼이 적극 시정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세계의 주요 지도자들은 이번 포럼을 다시 힘을 합쳐 해법을 찾아보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슈밥 회장도 “우리는 세계적 분열을 촉진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압박을 보고 있다. 분열이 초래하는 신뢰 붕괴를 막으려면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더 탄력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우리나라로선 이번 행사가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5대 재벌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는데 재계 총수들은 포럼에서 각국 경제계 인사들과 교류를 통해 공급망 문제와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전환 등 기업들이 당면한 현안을 풀어낼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외교사절단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특히, 대한상의는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를 열고 한국 기업의 기술과 인프라를 소개하는 동시에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는 장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부디 ‘글로벌위기극복’과 ‘2030부산엑스포유치’라는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