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또 中반도체 공격…“韓, 대응 방안 찾을 수 있어"

[미중 반도체 전쟁]①
"美제재 없었다면 화웨이 1위 지켰을 것"
中 비메모리·후공정 기술 경재력 강화할 것
"지피지기백전백승, 中기업 더 많이 이해해야"
  • 등록 2022-10-26 오전 6:30:00

    수정 2022-10-26 오전 6:30:00

[고영화 중국한국창업원장·이데일리 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지난 10년간 정부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미국의 제제라는 대형 악재를 만나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설계기술, 반도체장비에 대한 수출 제제를 가했으며 동시에 일본, 대만, 우리나라와 ‘칩4’ 동맹을 결성해 소재,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첨단 반도체 완제품 등으로 대중국 견제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제재하는 이유는 경계감이라는 게 분명해지고 있다, 그 속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AFP)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이유는 간단한다. 더이상 쫓아오지 말라는 거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를 제재하지 않았다면 중국 최초의 메모리 반도체 프로젝트 푸젠진화(福建晋華·JHICC)는 D램을 양산하고, 가전제품 제조사 화웨이(華爲·Huawei)는 자체 5G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컴퓨터의 CPU에 해당)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2019년 이후 세계 휴대폰 점유율 1위를 이어갔을 것이다.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는 7mn 이하 미세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를 중국 대륙에서 제공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기술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견제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며 활로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반도체 기업 역시 미국의 규제 속에서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 삼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정부와 중국 현지 공장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간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아 반도체 제품 생산을 지속할 수 있도록 원만하게 협의했다. 사실 한국 기업은 중국 공장에서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 않아 큰 타격은 없으며 앞으로 리스크 대처를 잘해가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가 이번에 내 놓은 반도체 수출제한도 결국은 당장 장비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게 아니라 ‘허가’를 받으면 가능한 상황이다.

2020년 국가별 반도체 매출 비중. (자료=SIA, 2021 팩북)
반도체 분야는 매우 방대한 분야이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이 단순히 경쟁관계에 있다고 치부하기 어렵다. 좀 더 세분화된 분야별로 그리고 공정별로 구체적인 분야별로 경쟁관계인지 보완관계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소품종 대량생산하는 제품의 특성이 있어 설계·제조 공정이 일괄처리되는 IDM방식을 채택하는 산업의 패쇄성 때문에 중국과는 직접적인 가격경쟁, 품질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다품종 소량생산의 특성을 갖고 있어 인력자원이 한정적인 한국은 설계보다는 파운드리 분야를 집중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의 비메모리 설계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전력반도체나 제3세대 반도체 등 분야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에 더 많은 반도체를 수출하고 기술우위를 지키려면 중국 기업을 더 많이 이해해야 한다. 중국에 반도체 기업이 12만개 있다는데 우리는 몇 개를 알고 있나 돌이켜봐야 할때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에 대해 누구보다 더 많이 연구해야할 시점이다.

9월 기준 현재 국내 반도체 산업이 처한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 응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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