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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 학교에는 ‘공공연히 떠드는 사람’과 ‘숨죽여 말하는 사람’이 있다”며 “공공연하게 떠드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으로 입시결과(입결)이 걱정된다고 말한다. 반면 폭력이 걱정돼 불쾌한 상황에도 친절하게 살아야 하는 여성, 학내 성폭력 사건과 성차별적 문화를 지적하면 ‘꼴페미’, ‘메갈’로 공격을 당할까 봐 자기를 검열하는 사람들은 숨을 죽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누군가는 갑자기 상관없는 사람 때문에 잠재적인 가해자로 불려서 혹은 입결과 학벌이 떨어져서 ‘남성’이자 ‘대학생’으로서 위신이 무너졌다고 말한다”라며 “반면 다른 누군가는 폭력과 수치가 걱정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끼고 숨죽이며 자신과 동료 시민의 안녕을 걱정한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A씨는 “최근 마주한 사건은 평등한 학교, 안전한 학교를 세우는 일이 시급한 과제를 넘어 뒤늦은 과제임을 분명히 말한다”며 “판을 갈 때다. 오늘날 학교가 맞은 위기는 무엇을 우선 말하고, 우선 듣고, 우선 답해야 하는지 가리지 못해 벌어졌다. 뻔하고 시끄럽기만 한, 내용 없는 소리가 아닌 대안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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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익명으로 작성됐는데, 작성자는 스스로 인하대생 B라고 소개했다. B씨는 “대학가에서 여성이 모욕당하고 성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사건을 개별화해 개인의 일탈, 숨기고 묻어야 할 오류로 치부하기에 급급하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15일 새벽 인하대 단과대학 건물에서는 1학년 여학생이 동급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가해자인 김모(20)씨를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인하대 측은 학칙에 따라 가해 학생 김씨의 징계 절차에 착수하는 한편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방지와 성교육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또한 보안 강화를 위해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모든 건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