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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기업들에게 항상 변화를 강요한다. 지금까지 산업혁명은 아날로그(analog)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 품질과 기능을 담아낸 제품과 서비스로 경영활동을 전개하는 과정(process) 자체가 변화의 대상이었다. 지금도 그것은 유효하며, 디지털화의 근원(根源)은 아날로그(analog)이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 아날로그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디지털 기술 발전이 고도화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효율성은 아날로그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아날로그의 단점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보완되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의 장점까지 디지털이 흉내 내지는 못하고 있다. 아날로그가 주는 경험적 만족을 디지털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은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기록할 때 키보드가 펜을 대신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디지털 펜슬이 등장했고, 기능적으로는 펜과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동일한 감성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물리적인 공간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디지털로 바꿔주는 기술도 마찬가지다. 기계, 공정 등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기계와 사람을 이어주는 생체 인터넷(Internet of Biosignal)과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 공간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Based Service),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사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버 공간인 클라우드(cloud) 컴퓨팅, 정형(structured) 데이터와 점점 가치가 증명되고 있는 비정형(unstructured) 데이터를 포함한 거대한 데이터를 의미하는 빅데이터(big data)를 활용하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대표적인 디지털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모든 산업에서 새로운 융복합 기술을 발현(發現) 시키고 있다. 특히 바이오산업은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 및 생물의 디지털정보를 활용하여 제품 및 서비스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 까닭은 디지털과 바이오기술(Biotechnology)이 생물체 기능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거나 유전적 구조를 변형시켜 새로운 특성을 나타내게 하는 복합적 기술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은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통신기술(ICT) 정보를 활용하여 제품 및 서비스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미래산업이며, 바이오기술(Biotechnology)은 생물체 기능과 데이터를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거나 유전적 구조를 변형시켜 새로운 특성을 나타내게 하는 융복합적 기술이다. 분류 관점에서 DNA·단백질·세포 등 생명체 관련 기술을 직접 활용해 의약, 농업 뿐만 아니라 화학 ·연료 및 IT ·NT 등의 기술 융합으로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편의상 의약·융합·산업·그린 BT로 분류(바이오산업 통계조사에서는 8개 중분류(KS J 1009)로 세분화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Red-Bio(의약), White-Bio(산업), Green-Bio(그린)로 분류한다.
이처럼 바이오산업은 모든 산업의 바탕과 중심을 형성하는 근간(根幹)이 되고 있으며, 아날로그(analog) 기술에 의한 배양과 합성 생물학 영역의 환경·질병·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 기반 산업이다. 그러므로 정보통신기술(ICT)에 의한 디지털과 아날로그 기술을 융합시키는 디지로그와 피지털(digilog & Physital)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물리적, 디지털,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 간 융합과 접목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바이오산업이 의료, 에너지, 제조, 제약, 화장품,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산업은 그 범위가 방대하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은 헬스케어와 스킨케어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바이오 의약과 화장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바이오산업을 산업의 분야라기보다는 패러다임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그 까닭은 기존의 거의 모든 산업은 바이오(bio) 개념을 접목시켜 산업을 진화시켜 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PoC(Proof of Concept) 관점에서 바이오산업은 살아있는 유기체 또는 생물 시스템인 바이오를 융합해 새롭게 창출되는 산업 전반을 의미한다. 또한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인류가 직면한 고령화, 식량부족, 환경 오염 및 에너지 고갈의 문제들을 바이오를 통해 해결 가능하기 때문이며, 또 다른 이유는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건강한 삶의 질에 대한 다양한 욕구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바이오산업은 세부적으로 나누어진다. OECD와 EU 바이오 협회의 분류체계에 따르면 레드 바이오, 화이트 바이오, 그린 바이오로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붉은색 혈액을 상징하는 레드바이오는 의료 및 제약분야로 세포치료제, 항체치료제 등 바이오기술을 접목해 새롭게 개발하는 바이오신약과,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의약품을 약효가 유사하게 생물학적으로 복제하는 바이오시밀러, 예방의학의 개념인 백신 등이 대표적이다. 레드 바이오는 건강과 수명연장, 그리고 맞춤형 예방과 치료를 통해 의료재정의 건전화를 실현할 수 있으며, 특허 권리 획득을 넘어 기술 마케팅 전개 역량이 바이오 산업의 핵심 역량(core competencies)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융합 바이오의 경우 해외에서는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으며, 국내에서 새롭게 분류한 개념이다. 주로 바이오기술과 IT가 융합된 바이오 전자 분야로 의료장비의 센서나 분석기기, 유전자 분석 서비스 등이 해당된다. 최근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핏비트나 스마트워치 등 신체리듬을 기록하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도 이에 해당된다. 이렇듯 바이오는 의료·제약, 농업·식품 및 IT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있으며,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분야라 할 수 있다.
글로벌 합성생물학 시장의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54억 7815만 달러로 2024년까지 169억 9397만 달러를 기록하며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기계학습, 인공지능 등의 핵심 기술이 점차 바이오 분야에 적용되며 느린 실험 연구 속도 문제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이미 해외 주요국에서는 바이오 파운드리를 구축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아래 그림(출처: 의학신문)은 바이오 산업이 2030년에는 3대 수출산업 경제 가치를 넘어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글로벌 바이오 산업 패권을 가져오기 위해 우리나라만의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를 구축해야 한다. 그 이유는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는 합성생물학을 가속화하기 위한 바이오 산업의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구축 전략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은 스마트팩토리의 원가관리 수준을 향상시킨다. 유전자 해독 비용은 최근 7년간 1만 분의 1 수준으로 절감되는 급격한 가격경쟁력의 향상을 통해 방대한 유전자 정보 구성을 분석하기 위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유전자 해독을 통해 축적한 정보는 딥러닝(DL)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구축과 기술적 패러다임에 적용 가능한 지식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와 식품, 바이오와 플라스틱, 바이오와 소재 등 융합에 의한 기술혁신이 건강 및 치료 사회, 탄소 환원 사회, 혁신적인 신소재에 의한 성장 사회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배양, 프로세스 관리 등 대규모 생산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소재 분야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은 세계 주요국이 바이오 경제에 대한 국가 전략을 내세워 패권 다툼을 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자국의 기술적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전략적으로 준비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나라도 바이오 분야 생태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배양과 합성생물학 파운드리 구축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속 배양과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산업의 범위와 중요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이를 위한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향후 급속한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협업해 합성생물학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다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수요 변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산업 생태계와 인프라 기반 플랫폼으로서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 조성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합성생물학 인프라와 정보관리는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합성생물학은 기존 표준화, 자동화가 불가능했던 바이오(bio)의 난제를 해결하여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혁신기술이다. 또한 합성생물학은 기존 탑다운 방식의 접근 방식을 극복하고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더욱 효율적이고 빠르게 변화 시킬 수 있는 첨단 기술이며, 이러한 합성 생물학의 핵심에는 바이오 파운드리가 있다. 특히 바이오 산업에서 주목하고 있는 합성생물학 분야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작은 기업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특허 권리 관리와 기술 기반 마케팅, 디자인 설계와 시험 운영 비용과 기간을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를 통해 지원하는 플랫폼 전략 관점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좋은 사례가 AI·로봇기술로 설계부터 수행하여 통상 5∼10년 걸리던 백신 개발이 불과 10개월 만에 이뤄낸 모더나의 이런 초고속 백신 개발 뒤에는 숨은 주역이 있었다. 바로 최신 의·과학 영역인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과 이를 구현하는 수단인 ‘바이오 파운드리(Biofoundry)’다. 합성생물학은 인공적으로 생명 시스템을 설계, 제작(조립), 합성하는 분야다. DNA나 RNA 같은 핵산(유전물질), 유전체(게놈), 단백질 등을 합성해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생명체(인공 세포 혹은 미생물)를 만들고 여기서 백신이나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재료를 얻는 것이다. 현재 단순 생명체의 경우 인공적 제작이 가능한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최근 미국에선 세계 최초로 번식이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인공 생명체(세포)가 탄생하기도 했다. 유용한 기능을 하는 인공 생명체를 비교적 자유롭게 설계, 제작해 활용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의 수단은 제조 지능화(intellectualization)이며, 목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바이오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식과 정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수준(水準) 고도화”가 필요하다. 바이오 제조업의 미래 경쟁우위를 위해 제조 기술 분야의 지적재산권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 기술 마케팅 전개, 그리고 지적재산권이 보장된 품질기능전개(QFD)에 주목(注目) 해야 할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