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국내 ARB 단일제 시장 5년째 1위
국내외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조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이중 국내 고혈압치료제 시장은 약 1조5000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보령제약 카나브가 속한 ARB(안지오텐신II 수용체 차단제) 계열은 전체 시장의 70%를 상회한다. ARB는 몸속에서 혈압을 올리는 기전인 RAAS(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에 작용해 혈압을 낮춘다.
카나브는 최초의 ARB 계열 국산 신약이다. 2010년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해 2011년 3월 발매되기 전까지, 기존 ARB 치료제는 전량 수입 제품이었다. 카나브는 출시 전 시행된 임상 3상 결과에서, ARB 대표 약물인 ‘로스르탄’ 대비 혈압강하효과가 20% 이상 높았다. 부작용 발생률은 다른 제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카나브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ARB 고혈압 단일제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ARB 단일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4170억원인데, 보령은 5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경쟁제품인 노바티스 ‘디오반’(371억원), 엠에스디 ‘코자’(297억원), 유한양행 ‘아타칸’(278억원), 대웅제약 ‘올메텍’(261억원)을 제쳤다. 회사 관계자는 “5년째 단일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제로 확대, 국산 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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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브가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복합제로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넓혔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보령은 카나브 출시 이후 2016년 카나브와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암로디핀의 복합제 ‘듀카브’와, 카나브와 로수바스타틴 복합제 ‘투베로’를 출시했다. 2020년에는 카나브, 암로디핀, 로수바스타틴 3제 복합제인 ‘듀카로’와, 카나브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성분을 더한 ‘아카브’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뇨 작용제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를 더한 ‘듀카브플러스’도 3월 허가받았다.
복합제 제품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듀카브의 지난해 처방액은 2020년 대비 14% 증가한 411억원이다. 듀카로는 지난해 127억원의 처방실적을 보여, 같은 기간 99.4% 뛰었다. 투베로도 2020년보다 24.9% 늘어난 64억원을 기록했다.
임상 데이터를 축적한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보령 관계자는 “카나브는 논문 115편과 임상증례 약 5만9000례를 확보해, 국내 신약 중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근거 중심의 학술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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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남미, 중동 수출 영역 확대”
보령은 카나브의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보령은 카나브 관련 1억2266만달러(약 1553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2011년 멕시코 등 중남미 13개국을 시작으로 동남아 4개국과 아프리카 10개국과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카나브 수출 실적은 2019년 16억7100만원, 2020년 19억9500만원, 지난해 28억3000만원으로 증가세다.
보령 관계자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2020년 대비 57% 성장했다. 올해는 중남미 신규 시장과 중동 등을 대상으로 수출 영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나브패밀리가 직면한 시장 상황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2월 카나브 물질특허를 시작으로 복합제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현재 테라젠이텍스와 네비팜이 제네릭(복제약)을 개발 중이다. 다수 제약사는 카나브와 암로디핀의 복합제인 듀카브의 특허 회피에 도전 중이다. 듀카브 특허는 2031년 8월 만료될 예정이지만, 기업들이 해당 특허를 회피한다면 카나브가 만료되는 내년 2월에 맞춰 발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듀카브가 속한 ARB와 CCB 복합제 국내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1154억원 정도다.
보령 관계자는 “아직 글로벌 1조원을 내다보기는 어렵지만, 2026년께 2000억원 매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웅제 보령 Rx부문 부문장은 “카나브의 임상 우수성과 근거 중심의 학술 영업과 마케팅, 지속적인 복합제 출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