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이 제놀루션 연구소장(전무)은 인터뷰 내내 RNA 동물용 의약품·농약 등 그린바이오가 인류 생존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화학농약은 농산물 독성 문제를 수반한다”면서 “필연적으로 이를 섭취하는 사람도 안전치 않다. 화학농약은 다른 종에도 영향을 주는 등 환경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RNA 타깃 해충의 특정 유전자만 건드리기 때문에 다른 종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놀루션은 RNA 기술을 이용해 친환경 동물용 의약품과 농약을 개발하고 있다. 제놀루션은 지난 9월부터 꿀벌 낭충봉아부패병 바이러스 억제제 ‘허니가드-R액’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이 치료제는 내년 말 상용화될 예정이다. 또 농작물 해충·바이러스·곰팡이 방제제가 내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23일 서울시 강서구 마곡에 있는 제놀루션(225220) 사옥을 찾아 제놀루션의 RNA 기술력을 짚어봤다.
“RNA 농약, 화학농약 1/5 가격”
김 소장은 dsRNA(이중나선 RNA)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김 소장은 “dsRNA는 단백질 제조 설계도인 ‘mRNA’(메신저 리보핵산)에 붙어 특정 단백질 발현을 막는 물질”이라면서 “만약 dsRNA를 이용해 동물·곤충 또는 바이러스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 생성을 막는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죽겠죠? 이게 바로 dsRNA 작동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RNA 농약 개발은 인류 생존과 직결된다고 봤다. 그는 “토마토나 고추 등을 봤을 때 색깔이 이상하게 변하거나 식물체가 기형이 된 것이 바이러스를 입은 것”이라며서 “현재 식물 바이러스는 소각이 유일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물 바이러스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변이가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항생제 내성이 생기는 것처럼 농작물도 농약 저항성이 생긴다. 화학농약 한계가 그만큼 명확하단 얘기다. 반면, RNA 농약은 유전자 염기서열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나 농약 내성에 신속 대응이 가능하다.
더욱이 RNA 농약은 화학농약 대비 개발비도 저렴하다. 김 소장은 “화학농약 개발에 평균 1000억원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해 RNA 농약은 200억원으로 1/5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그만큼 싼 가격에 농약을 보급할 수 있어 이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 상업화돼서 승인된 사례가 없어 농림축산식품부 품목허가 절차가 변수가 될 수 있다. 허니가드-R액의 경우 농임축산검역본부 임상승인에만 1년 반이 소요됐다. RNA 농약은 넓은 평수에서 많은 개체 수에서 유효성 확인이 필요하다. 사계절 내내 임상이 가능한 사람과 달리 식물 생육 사이클을 고려해야 한다.
김 소장은 “그 동안 관련 연구인력을 많이 확충했다”며서 “이를 통해 농작물 바이러스병·곰팡이병·해충 생존과 직결된 표적 mRNA 발굴에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다. 동물·곤충 안으로 RNA를 전달하는 기술도 상당한 진척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기술들을 활용해 국내 농가에 피 해주는 해충을 우선 선정해 RNA 농약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제놀루션은 앞으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그린바이오를 선도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외 학술논문이나 기업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RNA 간섭기술(RNAi)를 이용해 개량작물, 유전자 변형 식물을 만들겠다는 기업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제놀루션처럼 RNA 동물의약품이나 농약을 개발하겠다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 제놀루션은 이미 세계 최고 dsRNA 대량생산 합성기술과 시설을 보유했다. 제놀루션은 지난해 국내외 dsRNA 판매로 1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한편, 김민이 연구소장은 미국 예일대에서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박사후과정,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제놀루션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