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고령화로 韓 잠재성장률 하락"…생산성 제고효과 `미지수`

국제신용평가사 피치 韓등급담당 주크 총괄이사 인터뷰②
최근 한국 잠재성장률 종전 2.5%서 2.3%로 0.2%P 낮춰
"고령화 가속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 우려 반영한 것"
"한국판 뉴딜 효과 판단 시기상조…자동화도 이미 진전"
  • 등록 2021-09-28 오전 7:07:00

    수정 2021-09-28 오전 7:07:00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Fitch)사는 지난 7월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은 `AA-`로 유지하면서도 잠재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도 잇달아 잠재성장률 추계치를 낮춰 잡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우리 경제의 낮아진 기초 체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레미 주크 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


잠재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최대한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뜻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국가 경제의 기초 체력인 셈이다. 피치는 종전에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연 2.5% 수준이었지만, 최근 이 수치가 2.3% 정도로 내려갔다고 봤다.

이 같은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계한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국가신용등급 담당 이사에게 그 배경을 물었다. 주크 이사는 “단기적인 추정치는 아니고 중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경제를 진단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들어 한국에서의 고령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감소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런 고령화가 중기적으로 한국 경제 성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통계청 추정에 따르면 지난 2017년까지 3757만명에 이르렀던 국내 생산가능인구는 오는 2067년이 되면 1784명으로 대폭 감소하게 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25년 전 국민 중 20%, 2036년 30%로 각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어떻게 막아낼 수 있느냐 하는 대목이다.

주크 이사는 “이론 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충격을 상쇄할 수 있는 적절한 대책일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현재 한국 정부도 이런 리스크를 인식하고 있고, 이에 대응해 `한국판 뉴딜`이라는 프로젝트로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적 노력이 얼마나 먹혀들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했다. 주크 이사는 “아직까지는 이런 정책적 노력이 얼마나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상쇄시킬 수 있을지 평가하기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자동화와 신기술 등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정부와 민간부문의 충분히 투자가 이뤄져야 하며, 한국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동화에서 앞선 국가 중 하나인 만큼 최근의 정책적 노력들이 얼마나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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