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태극기가 걸렸다. 쿠팡(CPNG)의 상장 때문이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두고 ‘한국 성공 스토리의 증거’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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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공모가는 35달러였으나 첫날 49.25달러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엔 69달러까지 주가가 올랐지만 점점 상승폭을 반납하며 49달러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김 의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86억 5624만달러(약 9조 8334억원)로 부풀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2일 기준·8조 8999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5조 8768억원)은 크게 뛰어넘었다.
김 의장은 쿠팡 창업 초기부터 뉴욕 상장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2011년 8월 쿠팡 창립 1주년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장은 “2년 내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회사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터라 당시 시장에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가 쌓였고, 2018년엔 적자만 1조원을 넘기자 ‘쿠팡 자체가 존속 가능하겠냐’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쿠팡의 적자는)적자라고 보기보다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공격적이고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고객과 주주를 위해 진정한 가치를 만든다는 장기적인 전략에서 한눈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도 자평했다.
김 의장은 상장을 통해 모은 자금 역시 더 큰 성장을 위해 쓸 예정이다. 김 의장은 “이번 IPO가 그 여정을 변함없이 이어갈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줄 것”이라며 “우리는 새벽배송과 같은 혁신에 계속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팡의 대규모 자금 조달로 인해 한국의 유통시장 역시 격변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이 또 다른 성공스토리를 써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