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시승기] 소형 SUV 차박 끝판왕..가성비 티볼리 에어

  • 등록 2020-11-07 오전 8:00:00

    수정 2020-11-07 오전 8: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이거 소형 SUV 맞아?’ 쌍용자동차의 야심작 티볼리 에어로 차박을 하면서 입가를 맴돈 말이다. 쌍용차가 티볼리의 트렁크 공간을 늘린 티볼리 에어를 재출시했다. 지난해 10월 단종 이후 꼬박 1년 만의 부활이다. 가장 큰 특징은 티볼리 대비 255mm 늘어난 전장이다. 길어진 전장을 모두 트렁크에 할애했다. 무려 기본 720L 트렁크 용량을 자랑한다. 수치로만 보면 중형 SUV보다 크다. 실제로도 그런지 차박을 통해 알아봤다.

먼저 트렁크를 열어 캠핑 짐을 가득 실었다. 4명의 성인 남성이 캠핑과 차박을 할 장비가 한 가득이다. 과연 이 많은 짐이 모두 실리지 걱정이 앞선다. 6인용 돔 텐트를 비롯한 타프, 테이블, 의자, 화로대, 버너, 침낭 등 부피가 큰 짐이 대부분이다. 어릴 적 기억을 되새기며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끼워 맞췄다. 그 많던 짐이 어느새 티볼리 트렁크에 모두 들어갔다. 쌍용이 자랑하는 충북 제천 ‘쌍용 어드벤처 오토캠핑 빌리지’로 향했다. 연식과 상관 없이 쌍용차 고객만 예약할 수 있는 프라이빗 럭셔리 캠핑장이다. 일반 캠핑장과 달리 사이트 간격이 넓다. 시설도 깔끔해 쾌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티볼리 에어에는 티볼리와 동일한 직렬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사륜구동 없이 전륜구동 만 나온다. 가성비를 잡기 위한 트림 구성이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kg.m로 힘은 넘친다. 짐을 한가득 싣고, 성인 남성 두 명이 탑승했지만 속도계 바늘은 주저하지 않고 올라간다. 고속에서 재가속도 문제 없다. 무엇보다 3종 저공해 인증을 받아 혼잡통행료 감면 및 공영, 환승, 공항 주차장에서 최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료 효율도 준수하다. 짐을 가득 실은 상태에서도 연비가 두 자리가 제대로 나온다.

트렁크에 짐을 넉넉하게 실어서일까..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 안정성도 좋아졌다. 공차 상태에서 통통 튀던 승차감도 말랑하게 변했다. 티볼리 에어를 탄다면 오히려 짐을 싣는 편이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끌어 올리는 비법이다.

아쉬운 점은 반쪽짜리 반자율 주행이다. 후측방 충돌방지보조, 탑승객 하차보조, 차선중앙유지보조 등이 장착된다. 차선을 유지하며 달리는 실력은 준수하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졌다.

가을산 정취를 물씬 나는 캠핑장에 도착했다. 캠핑이 인기는 인기인 모양이다. 렉스턴 스포츠부터 티볼리, 코란도 투리스모, 코란도 심지어 체어맨까지 차종을 가리지 않는다.

추운 날씨에 화로대에 불을 지핀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머리 위로 별이 쏟아진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서울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장관이다.

2열을 접고 최대 적재 용량이 1440L까지 늘어나는 차박을 위해 평탄화를 준비했다. 발포매트와 에어매트를 깔고 침낭과 배게를 세팅했다. 밖은 싸늘하지만 난방은 필요없다. 차박 장점 중 하나는 지면과 떨어져 있어 바닥이 차지 않다는 점이다. 덕분에 겨울에도 큰 문제없이 차박을 즐길 수 있다. 영하 10도가 넘더라도 극동계용 침낭과 핫팩 한 두개만 준비하면 별도 전열 기구가 필요 없다. 그래도 춥다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USB 방석과 보조배터리면 충분하다. 차박은 미니멀 할수록 빛이 난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 누웠다. 공간은 딱이다. 2열 등받이가 약간 기울어져 있지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더 안락한 잠자리를 원한다면 티볼리 에어 전용 에어매트를 준비하면 된다. 신장 179cm와 175cm의 성인 남성 두 명이 누웠다. 어깨가 맞닿지 않는다. 길이나 폭 모두 만족이다. 아쉬움은 트렁크 바닥 러기지보드다. 티볼리 에어의 트렁크는 단차 조절이 가능하다. 차박을 하기 위해선 보드를 윗단으로 들어올려야 한다. 보드 아래 공간이 비어 있다 보니 체중으로 인해 비어있는 부분이 아래로 눌린다. 차박 전용으로 쓰려면 러기지 보드 아래 부분을 채워 넣을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최저 기온이 0도까지 떨어졌지만 별도의 난방기구 없이 단잠을 잤다. 공간의 아쉬움은 없다. 적어도 티볼리 에는 2500만원 이하에서 구매할 최적의 차박 차량임에는 틀림없다.

티볼리 에어는 뛰어난 가성비로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은퇴자까지 겨냥한다. 매력적인 스타일과 넉넉한 편의장비는 덤이다. 전국방방곡곡에서 티볼리 에어로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줄 평

장점 : 저렴한 가격에 즐기는 넉넉한 적재공간

단점 : 반자율 주행성능을 강화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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