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최근 담석증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음식 섭취가 늘며 관련 환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의료계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람 몸속에 있는 담석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해 제거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반면 소 몸속에 생기는 담석은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중요한 일을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초조해질 때 종종 먹는 청심환의 주재료로 쓰이는 바로 우황(牛黃)이 바로 소 쓸개(담낭)에 생긴 돌입니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 규격집에 따르면 우황은 지름 0.6~4.5㎝로 바깥면이 황갈색을 띱니다. 맑은 향기가 나고 맛은 처음에 약간 쓰고 후에 달고 청량감이 있습니다. 이것을 씹으면 부서지기 쉽고 이에 달라붙지 않습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를 깨게 하는 개규약(開竅藥)으로서 심장에 있는 심규라는 구멍을 열어주고 열을 내리며 독을 풀고 가래를 삭이는 효능이 있습니다. 주로 △고열이 나고 정신이 혼미할 때 △중풍으로 정신이 혼미할 때 △소아 경기 △간질발작 △가슴 두근거림 △종기 △고혈압 △심부전 △인두염 △후두염 등에 적용합니다. 우황은 청심환 외에도 열로 생기는 경풍에 쓰는 환약인 포룡환, 안궁우황환, 지보단, 정지환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은 주의해야 합니다. 기립성 저혈압 때문인 현기증, 저혈당성 쇼크, 기절, 열사병 등에서의 실신, 초조 공포 상태의 경우 청심환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김계진 한의사는 “심박이 빨라지거나 식은땀, 어지럼증 등 유사 증상이 있더라도 열 때문이 아니고 오히려 기운이 부족하거나, 몸이 차거나 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들이라면 청심환의 효과와는 배치되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2013년 기준 보건복지부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황은 녹용에 이어 국내에 가장 많이 수입되는 한약재입니다. 그만큼 많이 쓰이기도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우황은 소를 대규모로 소를 방목하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과 같은 남미산입니다. 우황의 1g당 가격은 10만~20만원입니다. 금 1g당 가격이 5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보다 더 비싼 셈입니다.
고가에 거래되다 보니 옛날에는 강황을 반죽해서 가짜 우황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현재도 우황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고야 한의학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경우 소 쓸개즙을 재료로 인공우황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도 품질이 균일한 인공 우황을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효능은 대동소이하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우황이 만들어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우황이 꼭 필요할 때 비싸서 망설였던 일이 줄어들겁니다. 또 관련 의료비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우황을 활용한 더 좋은 약들이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