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먹고 사는’ 바이오, 회계의 덫에 걸리다

삼성바이오發 사태, 개발비 테마감리로 불똥 우려
바이오기업 주가 급락, 기술특례상장 줄줄이 무산
  • 등록 2018-05-24 오전 7:03:27

    수정 2018-05-24 오전 7:03:27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금융 당국이 치켜든 회계 처리의 칼날이 바이오업계를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이하 삼성바이오)가 회계기준 위반 여부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바이오업계는 테마 감리와 기업공개(IPO) 등 다른 쪽으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바이오 업종의 회계 이슈는 투자 불확실성으로 이어져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호소하는 곳들도 생겨나고 있다.

발단은 개발비 회계 처리 적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부터다. 금감원은 기업들이 개발비를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해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회계 처리에 오류가 있다며 지난해 말 제약·바이오 업종 테마 감리에 들어갔다. 셀트리온(068270) 등 개발비의 상당 부분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던 일부 바이오업체들은 회계 기준 위반 소지가 있는 업체 리스트에 오르내리며 불안감을 키웠다.

삼성바이오 사태는 바이오 회계 이슈에 기름을 부었다. 상장을 앞두고 종속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분류한 것을 두고 금감원이 고의적 회계 기준 위반이라고 정의하자 바이오업계 전체로 회계 불신이 번지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바이오발(發) 후폭풍이 금감원이 현재 진행중인 바이오업체 업테마 감리로 다시 향하고 있다.

회계 처리 논란은 비단 이슈에 그치지 않고 실제 주가 하락 등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50만원을 넘기기도 했던 삼성바이오 주가는 현재 39만원대로 20% 가량 급락했다. 분식 회계로 최종 결론이 나면 상장폐지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2월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긴 셀트리온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3월과 4월 두달간 주가가 23% 떨어졌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도 이달 8% 하락했다. 브릿지바이오, 카이노스메드, 바이오인프라 등 비상장 바이오기업은 최근 기술특례를 통한 증시 상장이 좌절되기도 했다. 바이오산업을 향한 회계 감리의 먹구름이 산업 전반에 드리운 것이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바이오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최종 결론이 날 경우 현재 금감원이 진행 중인 테마감리 잣대도 더 깐깐해질 수 있다”며 “바이오산업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이 확산되면 외국인 투자자가 떠날 소지도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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