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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시아에서의 웨스턴유니온이라는 의미로 `이스턴유니온`이 되겠다는 게 블루팬넷의 목표다. 해외 전문가들도 우리 기술을 인정하고 있다. 또 스텔라루멘이나 리플코인(XRP)과도 경쟁해 보겠다.”
블루팬넷을 이끌고 있는 안찬수 대표는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 내내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웨스턴유니온은 160년 역사를 가지고 있고 연간 송금액이 150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송금업계 공룡 기업이다. 최근 블루팬넷은 해외송금에 특화된 암호화폐인 스텔라루멘을 만든 스텔라개발재단과 협업을 시작했지만 안 대표는 “스텔라 역시 아직까지는 굵직한 글로벌 송금사업자(MTO)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스텔라는 물론이고 해외송금분야에서 기존 은행권과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는 리플과도 대등하게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를 위해 블루팬넷은 조만간 암호화폐공개(ICO)로 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또 2년 뒤엔 주식시장에 상장(IPO)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노동자의 본국 송금액 중 이미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블루팬넷에게도 정부 규제는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1인당 송금한도가 엄격하게 적용되다보니 사업을 확대함에 있어서도 언제나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다음은 안 대표와의 일문일답.
-블루팬넷을 창업한 계기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자산이나 재화가 실릴 경우 이를 큰 비용없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런 점에서 해외송금에 가장 적합화된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송금 비용을 줄여주고자 시작했다. 이들은 주로 블루컬러이고 대부분 가족주의에 기반한 문화권이다보니 본국에 있는 가족에서 송금해주는 니즈가 가장 컸다. 다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시차가 있고 수수료도 높아 이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해외송금에 코인이 필요하다보니 우리도 ICO를 준비하고 있다. 백서 초안을 거의 완료한 상태이고 6월쯤 진행할 것이다. ICO를 실시해 직접 코인을 발행하게 되면 독자적인 코인경제를 디자인해 발표할 것이다. ICO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코인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송금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고 해외 지사를 늘려 가격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결국 이 모두가 MTO들을 일이 될 것이며 ICO의 최대 혜택이 우리 시스템 사용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다. 해외송금을 넘어 글로벌 결제나 여행대행사 등도 같이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스텔라루멘이라는 암호화폐로 잘 알려진 스텔라개발재단과 협업하기로 했는데.
△스텔라는 네임밸류가 있는 곳이어서 제휴회사로 선택했다. 리플은 상대적으로 은행권이나 큰 기업들을 타깃으로 마케팅하고 있어 스텔라를 선택한 것도 있다. 스텔라 플랫폼에 참여하게 되면 우리도 굳이 해외 여러 국가에서 파트너 MTO를 찾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는데 사실 현재 스텔라 플랫폼 내에도 그런 앵커들이 별로 없다. 그 만큼 시스템 내로 MTO들을 끌고 들어오는 게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ICO 이후에는 스텔라루멘과 리플코인(XRP)과 경쟁하게 되는 것인가.
-ICO 이후 추가 자금조달 계획은 있나.
△ICO 이후 사업을 더 키워 증시 IPO까지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벤처캐피털로부터의 자금 조달은 IPO 계획에 따라 전략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IPO는 2년 정도 후에 할 생각이다. IPO까지 계획한다는 건 ICO를 적당히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해외송금을 담당하는 기존 은행권과의 갈등 소지는 없나. 은행권과 공존할 수 있는 지점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은행들은 소액송금업체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 1인당 송금 한도가 워낙 낮아서인데 앞으로는 알 수 없다. 다만 은행들이 우리같은 업체들을 견제하기보다는 상호 협업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은행이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블루팬넷처럼 기술을 가진 업체를 은행 내부에 테스트 베드같은 서비스로 둘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은행들의 계좌와 가상계좌를 쓸 수 밖에 없어 은행이 없으면 안된다. 협업을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논의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해외송금 한도와 같은 규제가 사업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
△현재 소액송금업자들은 1인당 연간 2만달러, 건별 3000달러까지만 송금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불편함이 크고 사업을 키우기 어렵다. 솔직히 우리는 전세계에서 송금사업을 하기 때문에 굳이 국내에 본사를 둘 필요는 없다. 다만 한국 기업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더 늘리고 싶다. 은행 등 기존 금융권 영업에 차질이 없는 부분이라도 좀더 규제를 완화해 줬으면 한다. 실제 송금 소비자들이 받는 리스크가 크다면 규제가 필요하지만 해외송금의 경우 금전이 이전하는데 불과해 리스크가 적다. 앞으로 우리는 미국 웨스턴유니온에 버금 갈 ‘이스턴유니온’이 될 것이다. 우리는 창업후 2년간 800억원 정도로 송금액이 작지만 블록체인 송금업체로서는 전세계에서도 굉장히 활발한 수준이다. 우리 실적을 들으면 해외에서도 다들 놀란다. 기술력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