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가족과 함께 즐기는 '실내낚시터'로 탈바꿈

실내낚시터, 연인·가족 단위 손님 크게 늘어
보드게임·매점 등 쾌적한 시설에 만족도 '쑥'
"낚시 영풍이 비정상적인 낚시터 문화 바꿔"
  • 등록 2017-12-22 오전 6:00:00

    수정 2017-12-22 오전 6:00:00

28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실내낚시터. 대부분 손님들은 젊은 연인 또는 친구들, 가족이었다. 사행성 게임이 이뤄지던 과거 실내낚시터 풍경은 온데 간데 없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해 있었다(사진=채상우 기자).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아빠랑 같이 낚시하는 거 처음이에요. 저 혼자서 붕어 2마리나 잡았어요. 낚시하고 이따 찜질방도 갈 거에요 아빠랑 같이 놀아서 너무 좋아요.”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한 실내낚시터에서 만난 이유주(11) 양은 낚싯대를 손에 꽉 쥔 채 환하게 웃었다. 아버지인 이용재(46) 씨는 “사업을 하느라 주말에도 아이와 시간을 내기 어려운데 오랜만에 함께 추억을 만들어 행복하다”며 “취미도 즐기고 아이랑 놀아주고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저녁 늦은 시간이었지만 실내낚시터에는 꽤 많은 손님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장년층 남성이 대부분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가족과 연인들이 많았다. 495㎡(150평) 규모의 실내에는 낚시터뿐 아니라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오락기, 매점 등 편의시설이 있었다. 실내낚시터는 신나는 레져공간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실내낚시터를 운영하는 전종복(62) 씨는 “최근에는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실내낚시터의 모습도 완전히 변했다”며 “이제는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기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 종편 프로그램 ‘도시어부’ 등 낚시 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을 정도로 낚시 애호가가 대폭 늘었다. 그 결과 서울 시내에 있는 실내낚시터 수는 약 85개, 올해 새로 생긴 곳만 30여 곳에 이른다. 최근 생긴 실내낚시터의 특징은 ‘낚시카페’라 불리며 커피와 음료를 팔고 깨끗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는 것이다. 과거 칙칙하고 비린내로 가득 찬 실내낚시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실내낚시터가 도박의 온상이었던 적도 있었다. 2013년 3월에는 물고기 무게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사행성 경품 행사(사행행위등규제 및 처벌특례법 위반)를 벌인 업체 13곳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최근 부는 낚시 열풍은 이런 비정상적인 낚시 문화와 여행 문화를 바로잡는 긍정적인 효과도 불러일으켰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고, SNS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모니터링 효과가 발생했다”며 “시장의 확대뿐 아니라 과거의 부정적인 모습은 사라지는 효과까지 발생시킨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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