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에 `내 집 마련`…인천·고양 역세권 `가성비`甲

싼집 찾는 脫서울 늘면서 수도권 역세권 아파트 주목
서울아파트 평균 전셋값 3.3㎡당 1270만원선
전용 84㎡아파트 전세가 4억 2000만원 달해
7호선 연장선 인천 부평동 새 아파트 3억~4억원선
경의선 행신역 인근 고양 행신동은 2억~3억원대
  • 등록 2016-08-12 오전 4:00:00

    수정 2016-08-12 오전 4:00:00

△서울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인천·경기지역 역세권 아파트들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도권지하철 7호선 부평구청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역세권 단지로 2년 전에 입주한 인천 부평구 부평동 ‘래미안 부평’아파트 전경. [사진=삼성물산]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회사원 장모(33)씨는 얼마 전 경기도 광명시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다락같이 치솟는 전셋값 부담과 2년마다 반복되던 이사 걱정에서 벗어났다. 장씨는 원래 직장과 가까운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다. 그러나 전셋값이 4억원에 육박하면서 내 집 마련을 결심했고 회사와의 거리가 신도림과 비슷한 광명으로 터전을 옮겼다. 그는 서울지하철1호선 역세권이면서 내부 면적이나 통근 거리, 주변 편의시설 등이 서울과 별 차이가 없는 아파트를 기존 전셋값 수준에 구입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저렴한 집을 찾아 전세에서 매매로 갈아타려는 ‘탈(脫)서울’ 실수요자가 급증하면서 교통 여건이 우수한 수도권 역세권 중에서도 집값이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이른바 ‘가성비’ 좋은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인천공항철도·7호선 연장선 개통…인천 노려볼만

업계에 따르면 과거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던 인천이 수도권 지하철 7호선과 인천공항철도, 인천지하철2호선 등이 연결되면서 가성비가 우수한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자료를 보면 이달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은 3.3㎡당 각각 1810만원과 1270만원 선이다. 전용면적 84㎡형 아파트 한 채를 기준으로 매매는 5억 9000만원선, 전세는 4억 2000만원에 달한다. 그에 비해 2012년 10월 7호선 연장선이 개통한 인천 부평동 일대 아파트값은 3.3㎡당 920만원에 불과하다. 2014년 9월 입주한 브랜드 대단지인 ‘래미안 부평’ 아파트(1381가구)는 새 아파트인데도 평균 매맷값이 전용 59㎡형은 3억 3500만선, 84㎡형은 4억 2500만원선이다. 단지와 보도 5분 거리인 7호선 부평구청역에서 지하철을 타면 IT(정보기술)기업 밀집지역인 가산·구로디지털단지를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인천 서구 검암동도 3.3㎡당 아파트값이 842만원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인천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두 노선의 환승역인 검암역과 걸어서 4~5분 거리인 ‘풍림아이원2차’ 아파트(718가구)는 2004년 입주한 단지로 전용 59㎡형이 2억 5500만원, 84㎡형은 3억 100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검암역에서 공항철도를 타면 서울역까지 35분이면 닿을 수 있다.

길만 건너면 서울…경기 고양·광명도 눈길

경기도에서는 서울과 맞닿은 경계지역인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과 광명시 소하동 등이 가성비 좋은 역세권 지역으로 꼽힌다. 행신동의 경우 KTX(한국고속철도) 시발역이기도 한 경의선 행신역을 이용하면 서울역은 23분, 공덕역은 21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이 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3.3㎡당 970만원대로 2005년 입주한 브랜드 단지인 ‘SK뷰 1차’(812가구) 전용 84㎡짜리 아파트값이 3억 9000만원 안팎이다. 또 1990년대에 지어져 다소 노후된 아파트들은 대부분 2억~3억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광명시 소하동도 서울 전셋값이면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지역이다. 3.3㎡당 아파트값이 1264만원으로 서울 전셋값(1270만원)보다 저렴하다. 이 곳은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서울 금천구 독산·시흥동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 KTX광명역세권과도 불과 2~3㎞ 거리로 가깝다.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과 약 500m 떨어진 ‘금호어울림’ 아파트(406가구)는 입주 10년차로 전용 59㎡형이 3억 5500만원, 84㎡형은 4억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소하동은 대부분 단지가 혁신학교 학군이라 교육 여건도 우수하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아파트값이 서울 전셋값 수준인 지역에선 아파트 규모를 늘려 내 집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중대형을 선택하면 환금성이 떨어지고 집값 하락 위험도 있어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서울 재진입 등을 고려한다면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지하철 접근성 등 교통 여건이 좋고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곳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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