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수준 신용등급...대규모 회사채 조달 검토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1조원에 이르는 현대증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및 기업어음(CP)발행, 자회사 배당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이중 회사채 발행은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자금조달 상황을 봐야겠지만 가장 큰 목표는 최저금리로 조달하겠다는 것”이라며 “신용등급이 우량하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 규모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자금 조달 계획서에도 나와 있지만 4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면 삼성증권이 인수키로 확약(LOC)했다”며 “다만 KB금융이 발행하는데 잔액이 남게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간 국내 최고 AAA 등급인 KB금융이 회사채 발행에 나설 경우 오버부킹(수요 초과)되는 사례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과 확약한 4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은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미스매칭되는 부분에 대한 단기자금(브릿지론)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금융지주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당시에도 미스매칭을 위한 브릿지론으로 인수금융을 활용한 전례가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 안정적...재무안정성 영향 미미
금융지주회사의 투자여력을 따져보는 지표인 이중레버리지비율도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은행들이 과도한 부채 조달을 통해 자회사 주식을 보유하거나 지원하는 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지표로 낮을수록 건전성이 좋다는 의미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KB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06.7%이며 현대증권 인수대금(1조1000억원 가정) 전액을 차입으로 충당할 경우 112.7%로 올라간다. 이 수치는 여전히 금융당국의 경영실태 평가시 1등급 기준인 120% 아래에 머물며 7개 금융지주회사 평균(117.5%)보다도 낮다.
‘현대+KB투자증권’ 합병용 추가 지분인수 여력 충분
KB금융은 장기적으로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의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대증권 지분율을 더 끌어올리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대증권 자사주(7.06%)를 우선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 확정후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합병증권사의 자기자본은 3조9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미 현대증권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에 자사주 등 잔여지분은 시장가격 매입이 예상된다. 시가로 확보하는 지분이 늘어나면 평균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지분 전액을 차입으로 매입하고 업계 평균 이중레버리지비율까지의 투자비율을 높인다 하더라도 9000억원 가량 추가 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