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브랜드까지 소환..'스포츠' 한판 붙자

일상복에서 스포츠 의류 활용하는 애슬레저 인기
아웃도어 업체 스포츠로 전환하거나 재론칭 사례↑
올해 상반기까지 10여개 브랜드 선봬..경쟁 치열
  • 등록 2016-01-29 오전 6:00:00

    수정 2016-01-29 오전 6:00:00

아웃도어 브랜드 엠리밋은 올해부터 스포츠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요가복 등 애슬레저에 적합한 옷을 출시하고 있다.(사진=엠리밋)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최근 패션업계에서 스포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도 요가복이나 운동복을 편하게 입는 ‘애슬레저(운동(Athlete)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 운동복을 일상복으로 활용하는 패션)’가 유행하면서 패션 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애슬레저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 시장은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의류 시장 성장률이 2%대, 아웃도어 시장이 5% 대로 추정되는 것과는 큰 차이다.

이로인해 아웃도어 업체가 스포츠 브랜드로 변신하거나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이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의류업체 젯아이씨는 90년대 여고생들 사이에서 한창 유행하던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 ‘엘레쎄’의 판권을 지난해 사들인 후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10대~20대에게 가장 인기있는 걸그룹인 AOA를 모델로 선정하고, 젊은 여성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엘레쎄 측은 “최근 젊은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 요가복같은 타이즈를 입고 다니는 등 운동복 수요가 상당하다”며 “정통 운동복에 기본을 두면서도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운동복 등을 추가해 제품을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가수 이효리를 모델로 써 브랜드를 알렸던 ‘EXR’도 스포츠 브랜드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EXR은 레이싱에 초점을 맞췄던 기능성 브랜드에서 요가, 테니스, 싸이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운동복과 평소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캐주얼로 확장 중이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입어도 손색없는 세련된 애슬레저 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올해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전환한 엠리밋 화보.
EXR 마케팅팀 관계자는 “화려한 로고가 박힌 자사 아웃도어 제품의 주 고객층이 중년 등산객일 정도로 이미지가 노후화돼 변화가 필요했다”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백화점과 가두점을 중심으로한 40여개 매장을 젊게 단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2030 세대를 겨냥한 아웃도어 브랜드 ‘엠리밋’도 올해부터 스포츠 브랜드로 변한다. 팀 스포츠가 아닌 피트니스, 요가, 러닝, 하이킹, 워터스포츠 등 개인적인 애슬레저 활동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는 등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아웃도어 업체 K2코리아는 유러피안 스포츠 ‘다이나핏’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도 봄여름 시즌에 브랜드 론칭을 준비 중이다. 의류회사 팰앤엘도 프랑스 ‘엘르 스포츠’의 라이선스를 사들여 30~40대 여성 소비자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직진출도 늘고 있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 애스레티카’도 지난해 국내 진출을 선언하고 청담동에 첫 쇼룸을 열었고, 미국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스파이더(SPYDER)’가 전문 스키복를 비롯한 고급 도시 운동복, 고기능 트레이닝복 등을 선보이며 론칭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새로 선보이는 스포츠 브랜드들이 10여개로, 근 10년만에 가장 많은 숫자”라며 “젊은 세대들이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 없이 입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로, 패션 업계에서 스포츠 부문의 성장성이 가장 밝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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