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발목잡힌 뉴욕 증시…다우 5개월 최저(종합)

  • 등록 2016-01-21 오전 6:41:23

    수정 2016-01-21 오전 6:55:49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27달러마저 하회하면서 증시 발목을 잡았다.

2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일대비 1.56% 하락한 1만5766.74를 기록했다. 작년 8월25일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일대비 1.17% 하락한 1859.33, 나스닥 종합지수는 0.12% 내린 4471.69를 나타냈다.

유가 급락에 에너지 업종이 2.9% 떨어지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미국 주요 업종 10개 중에 헬스케어업종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유가, 바닥 없는 추락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3% 이상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모두 급락하자 유럽 증시에 이어 개장한 뉴욕 증시도 초반부터 약세를 보였다. 다만 오후 들어 WTI 3월물이 낙폭을 줄이자 증시도 저점을 찍고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IT주 선방에 한때 상승반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플러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역시 유가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 선물 가격은 만기일을 맞아 배럴당 1.91달러(6.7%) 하락한 26.5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만기일 최종 결제가격으로는 지난 2003년 5월7일 이후 최저다. WTI 3월물 선물은 1.22달러(4.1%) 떨어진 28.3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77센트(2.7%) 내린 27.88달러를 나타냈다. 장중 한때 27.1달러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다소 회복했다.

전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이란 경제금융 제재 해제로 원유 공급과잉 상태가 심화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은 것이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가 이날 OPEC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한 긴급회의를 요청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가 감산보다는 시장 점유율 방어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원유 주간재고 발표를 하루 앞두고 우려가 커진 면도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는 4억8510만배럴로 250만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내 최대 원유 저장소이자 서부텍사스산원유 물류센터 역할을 하는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공급량이 지난 8일 64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

미국 12월 소비자물가가 석달 만에 다시 하락했고 신규 주택착공건수도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미국 경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12월 계절조정 소비자물가지수는 0.1% 떨어져 작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쳤다. 50년래 두 번째로 낮은 상승률이다.

이는 휘발유 가격이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가장 컸다. 식품 가격 역시 연말로 갈수록 국제곡물가격 하락세가 반영되면서 떨어졌다.

식품과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집값과 임대료 상승 덕에 0.1% 올랐다.

한편 작년 12월 신규 주택착공건수가 연간 환산수치로 115만건을 기록해 전월대비 2.5% 감소했다다. 전문가들은 120만채로 전월비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감소한 것이다.

건설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건설허가 건수는 지난달 123만채로 3.9% 감소했다. 이에 따라 건설경기도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골드만삭스 어닝쇼크…기업 실적 지켜봐야

이날 개장전 나온 골드만삭스의 실적을 예상치에 한참 못 미쳤다. 작년 4분기 순이익이 5억7400만달러, 주당 1.27달러로 전년동기 20억3000만달러, 주당 4.38달러에 비해 71.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애널리스트의 전망치 평균인 주당 3.53달러를 밑도는 것이다. 금융위기 때 판매한 금융상품으로 소송에 걸리면서 대규모 벌금을 내기로 한 것이 실적 감소 주요 요인이었다.

지금까지 어닝시즌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 이날 오전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46개 중 35개사가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를 내놨다. 하지만 아직 초반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S&P캐피탈IQ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워드 실버블랫 S&P 다우존스 인디시스 애널리스트는 “더 걱정되는 부분은 투자자들이 미국 내부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춰도 주식을 살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실적이 주요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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