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들이 휘두른 '질풍노도의 붓'

금호미술관 '2016 금호영아티스트' 선정
박광수·최수인·조재영·장재민 4인 개인전
회화·설치 등…2월14일까지
  • 등록 2016-01-19 오전 6:15:00

    수정 2016-01-19 오전 6:15:00

최수인 ‘구름아래 우주선’(사진=금호미술관).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2016년을 밝힐 신예작가들이 서울 삼청로에 떴다. 공간에 대한 추상작업부터 일상적인 주변의 모습을 담은 회화, 또 인식구조를 조형물로 드러낸 설치물 등을 통해 젊은 작가의 참신함과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2016 금호영아티스트’로 박광수·최수인·조재영·장재민 등 4인의 작가를 선정하고 2월 14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2004년부터 매년 공모를 통해 35세 이하의 작가 4명을 외부심사와 인터뷰로 선정하는 금호미술관의 ‘금호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은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젊은 작가 사이에선 미술계 등용문으로 명성이 높다.

올해 뽑힌 이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가는 최수인(29)이다. 금호영아티스트 개최 이후 최연소다. 표현주의적 기법의 추상적 풍경을 선보인 최수인은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배신당한 나무’ ‘구름 아래 우주선’ ‘그것은 나타나지 않을 것’ 등을 내놓은 최수인은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을 겪으며 망상과 방어기제로 나타난 무의식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격정적인 붓질 속에 휘몰아치는 감정을 그대로 실었다.

어떤 일이 곧 벌어질 것만 같은 우중충한 낚시터 그림 ‘비린 곳’(Fishy Scene)을 내놓은 정재민(32)은 독특한 색채와 구도가 단연 관객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정재민은 “피시(Fishy)란 단어가 ‘비린’이란 뜻 외에 ‘수상한’ ‘의심스러운’이란 의미도 가졌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회색톤의 색상을 써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고 소개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이어붙이듯 각각의 그림을 연결한 표현법이 인상적이다.

정재민의 ‘수상좌대’(사진=금호미술관).


흑백드로잉으로 ‘검은 그림’을 선보인 박광수(32) 역시 어두운 무의식의 단면을 그렸다. 드로잉을 애니메이션 영상, 입체 등에 다양한 범주로 확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박광수는 “실제 밤에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경험을 재구성한 뒤 드로잉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굵고 짧은 선을 선과 면으로 교차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설치작품으로 유일하게 선정된 조재영(37)은 ‘돈 노’(Don’t Know)라는 주제로 6점을 소개한다. 나무울타리를 미로처럼 세운 작품도 있고, 세포분열처럼 기하학적인 면을 늘린 입면체를 자르고 또 덧댄 작품도 있다. 조재영은 “인식구조에 대한 의문을 키워 풀어낸 작업”이라며 “모든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관계의 문제며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02-720-5114.

박광수의 ‘검은 숲속’(사진=금호미술관).
조재영의 ‘돈 노(Don’t Know)‘(사진=금호미술관).
2016 금호영아티스트에 뽑인 박광수(왼쪽부터), 최수인, 조재영, 장재민(사진=금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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