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남자가 과묵하고 강한 이미지를 풍겨야 이상적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젠 여자들이 보다 부드럽고 가정적인 남자를 원한다. 남자의 육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것에도 이런 세태가 반영됐다. 요리하는 모습은 그 남자가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남자가 요리를 능숙하게 하는 모습을 보이면 여자들은 ‘저 남자가 가족을 위해 얼마나 많은 요리를 했길래 저렇게 잘 할까’라며 상상에 빠져든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요리하는 남자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리브TV의 ‘성시경, 신동엽의 오늘 뭐 먹지’,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등은 남자를 내세운 요리 방송이다. 이 밖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나 ‘아빠 어디가’ 등도 아버지가 아이를 위해 식사를 만들어주는 모습을 방영하면서 남자 요리방송의 매력을 선보였다. 삼시세끼의 차승원의 인기 폭발은 바로 이런 흐름 속에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이다.
요리 프로그램들이 이처럼 남자를 내세우는 것은 지금이 남자들의 전성시대이며 여자들의 약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요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자들이 거의 자취를 감췄다. 영화계에서도 남자들이 주요 역할을 독식한다. 최근 유행하는 이른바 ‘멀티캐스팅’, 즉 주요 연기자 여럿이 동시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여배우 한 두 명 외에 모두 남자들로 채워질 때가 많다.
여자들이 강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럽고 가정적인 남자에 끌리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이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앞으로 요리를 통해 인기를 얻는 제2, 제3의 차승원이 잇따라 나타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