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리센츠’ 아파트는 최근 전세매물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이달 들어 전용면적 85㎡ 전셋집도 6가구가 계약하는 데에 그쳤다. 이 주택형은 2년 전인 2011년 6월에는 한 달 동안 22가구가 거래된 바 있다. 매물이 줄자 자연 전셋값도 2011년 당시 최고 5억2300만원에서 6억원으로 2년 새 8000만원 가까이 치솟았다. 마포구 상암동의 ‘상암월드컵파크3단지’ 85㎡도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2년 전 평균 2억6420만원에서 현재 3억원 이상으로 3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는데 집값은 떨어지는 상반된 현상이 주택시장의 주요한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다. 4·1 부동산대책 약발이 국회 통과 지연으로 반감되고 이달 말 주택취득세 감면까지 종료돼 매수 관망세가 다시 심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3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6% 하락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재건축 아파트가 0.31% 하락했고 자치구별로도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0.22%) 강동(-0.16%) 송파(-0.08%) 순으로 집값이 많이 떨어졌다.
신도시 아파트값은 분당만 0.03% 소폭 하락했다.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이외 수도권 지역도 매매가가 0.01% 떨어졌다.
반면 전세시장은 집 사기를 꺼리는 수요자들의 전세수요 증가로 인해 오름세가 다시 커졌다. 지난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07% 상승해 지난해 8월17일 이래 45주 연속 올랐다. 신도시와 수도권도 각각 0.05%, 0.03% 상승해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특히 전셋값이 장기간 오르며 재계약 비용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2011년 2억4194만원에서 이달 현재 2억8023만원으로 3829만원 상승했다. 2년 전 전세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재계약을 하려면 3000만원 이상 필요한 것이다. 경기도와 인천도 평균 전셋값이 2년 전보다 각각 2810만원, 1121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전셋값은 집 사기를 보류한 수요자들의 선호와 집 주인의 월세 전환 등으로 매물이 부족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