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2월 미국 내구재 주문이 예상치에 못미치는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실망감이 시장을 억눌렀다. 앞서 유로존에서도 프랑스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3%로 예비치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도 다시 16선을 넘어서며 시장 불안을 반영했고, 대부분 업종들이 부진한 가운데 에너지와 소재 관련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알코아가 2.29% 하락한 가운데 소재업종 가운데 프리포트 맥모란과 US스틸이 2~3%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베스트바이와 리서치인모션(rim) 장 마감 이후 실적 발표 우려에 동반 하락했다. 반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이날도 홀로 0.51% 상승하며 620달러까지 근접했다.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수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피탈원은 씨티그룹이 `최고 유망종목`에서 제외했다는 소식에도 강보합권을 지켜냈다. 인수합병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펜트에어와 타이코 인터내셔널스는 각각 15.08%, 4.26% 상승했다. 노키아는 중국에서 첫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기대감에 2.98% 상승했고 애니스는 주당 19달러에 기업공개(IPO)한 후 첫 거래일에 89%나 급등하며 기분좋은 신고식을 치뤘다.
◇ "EU 구제기금, 9400억유로 1년간 한시증액"
유럽연합(EU)이 임시와 영구 구제금융 기금을 통합해 1년간 한시적으로 9400억유로(1조3000억달러)까지 기금을 증액, 방화벽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블룸버그는 오는 30일부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 전에 작성된 성명서 초안을 입수, "유럽 정부들이 재정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1년간 한시적으로 유럽 구제금융 기금을 9400억유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초안 성명서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이번 회의에서 5000억유로 규모의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SM)을 7월부터 가동하되 임시 구제금융 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2000억유로 추가 확충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금까지 집행하지 않고 남아있는 EFSF내 2400억유로도 내년 중반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다만 이는 ESM 가용재원이 불충분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 해 각국 정부들이 만장일치로 집행을 승인하도록 했다. 이를 모두 합치면 총액이 한시적으로 9400억유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초안에서는 EFSF 미집행분 2400억유로의 사용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만장일치로 동의하도록 하되 필요에 따라서는 이 역시 각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 스페인 구제금융 요청說..정부-EU 공식부인
스페인이 은행들의 충당금 적립 부담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루머가 현지에서 나돌았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와 유럽연합(EU) 등이 이를 공식 부인하며 시장 영향을 잠재우고 있다.
이날 DPA통신 등 스페인 현지언론들은 EU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부실 부동산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국 은행들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아마데우 알타파즈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스페인이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근거 없다"며 "사실이 아니며 우리도 그런 요청을 받거나 검토해보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루이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 역시 "우리는 EU나 IMF 등에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 "美실업률, 내년 상반기 6%까지 하락"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8.3%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상반기중에 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그동안 나온 각종 전망치들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수치다.
이날 에이세걸 세인 뉴욕 연은 이코노미스트는 연은의 `리버티 스트리트 이코노믹스`라는 블로그에 게재한 리서치 자료를 통해 "최근 새로 실업상태가 된 사람과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수의 상관관계를 구해보면 실업률이 게속 떨어질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세인 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인 패턴에 기초해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실업률 하락속도가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 차례의 고용경기 회복국면에서의 실업자 유출입 추이를 볼 때 실업률은 늦어도 오는 2014년말까지는 6%로 떨어질 것이고, 이번 패턴이 1990~1991년 경기 후퇴기 이후 반등세를 따라간다면 이보다 이른 내년 상반기까지 6%에 근접할 것으로 분석됐다.
◇ "美·英·佛, 전략 비축유 공동방출 검토중"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3개국이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공조 차원에서 전략 비축유를 함께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릭 베송 프랑스 에너지 장관은 이날 파리에서의 각료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영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이 그를 제안했고, 프랑스도 제안에 대해 우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현재 국제 원유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프랑스 일간 `르몽드`지도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프랑스와 미국, 영국이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고, 수주일 내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는 아직 전략 비축유 방출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려지 않았고, 영국과 프랑스 등에게도 어떤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전략 비축유 방출은 하나의 옵션으로서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 美 내구재주문, 증가세 회복..예상엔 못미쳐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주문이 지난 1월의 감소에서 벗어나 기존 증가추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시장 예상보다는 다소 부진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2.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월의 3.6% 감소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고, 한 달만에 다시 증가세를 회복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였던 3.0% 증가에는 다소 못미쳤다.
특히 변동성이 큰 항공기와 자동차 등 운송부문을 제외한 핵심(코어) 자본재주문은 전월대비 1.6% 증가해 1월의 3.0% 감소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인 1.7% 증가에는 소폭 못미쳤다. 국방부문을 제외한 주문도 1.7%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8%에 못미쳤지만, 1월의 4.1% 감소는 크게 넘어섰다.
4캐스트사의 션 인크리모나 이코노미스트는 "내구재 주문이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정도 수치는 기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도 "1월의 극심한 부진을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큰 모멘텀을 가질 정도도 아닌 듯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