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시대, 가격보다 중요한 가치를 파는 것

  • 등록 2012-01-03 오전 8:41:06

    수정 2012-01-03 오전 8:41:06

[이데일리 김성일 칼럼니스트] 물가상승, 가계부채 증대 등 서민 생활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을 만큼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특히나 서민경제와 직접 연관이 있는 품목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도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불필요한 소비는 자제하고 꼭 필요한 물건도 꼼꼼하게 비교하는 등 매서운 겨울 날씨만큼이나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고 표현하면 맞겠다.

주말 아침부터 아내가 인테리어 소품을 사겠다며 종일 컴퓨터를 하기에 궁금해서 보니 사이트를 대여섯 개 띄어놓고 가장 저렴한 쇼핑몰이 어딘지, 상품평은 어떤지, 고객응대는 잘하는지, 서비스는 괜찮은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 보고 있다.

결국 아내는 `가장 저렴한 제품`이 아닌 `가장 가치 있는 제품`을 구매했다. 단순한 가격보다는 그 제품과 관련된 모든 요인들을 구매결정요인으로 삼았던 것이다. 다시 말해, `더 이상 가격만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상품들은 누구나 쉽게 취급하고 판매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나만 취급하고 있겠지만, 조금만 지나면 동일한 상품을 취급하는 경쟁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제는 가격이 아닌 문화와 가치를 파는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세일즈 직군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소위 실적이 좋고, 잘 나가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 공통점은 그들이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이 아니고 가치를 팔고 있다는 느낌이다.

가치라는 것은 사용자나 구경하는 사람이 어떤 물건에 대해 갖게 되는 상대적인 값어치나 소유욕을 의미한다. 즉, 그 상품이 금전적 가치를 지니기 위해서는 소유하고 싶고, 사용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장점이나 특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쇼핑몰뿐만 아니라, 모든 판매과정의 80%는 바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다. 직접적인 판매 즉, 세일즈와 관련된 부분은 고작 20%에 불과하다.

이런 가치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탁월함`이다.

리츠칼튼호텔의 직원들은 "안녕하세요?", "괜찮아요?"등 격의 없는 인사말을 하는 경우가 없다. 언제나 "안녕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언제든지 말씀만 하십시오!" 등의 정중한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이런 대답이 결코 형식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진심으로 다가온다. 이런 것이 바로 탁월함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함 점 말이다.

쇼핑몰에 항상 최신상품이 올리거나, 질문에 무조건 1시간 내에 답변을 하거나, 배송은 단 하루도 지연시키지 않는 등 쇼핑몰에서는 정말 신경 쓰고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 것들이 꽤나 많다. 수많은 것들을 모두 다 핵심가치로 생각하면 안 된다.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모든 것들 것 경쟁상대보다 우월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탁월함이란 여러 가지 중 단 한가지만 정말 경쟁상대보다 우월하면 된다는 것이다.

탁월함이란 항상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다. 명품숍이나 5성급호텔에서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주위의 분식집이나, 포장마차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내 쇼핑몰은 작지만 항상 고객을 위해서 탁월한 가치를 선물한다는 생각과 실천이야 말로, 탁월함의 본질이라는 말이다.

인테리어소품을 파는 쇼핑몰이 있다. 이 쇼핑몰이 추구하고 있는 탁월함은 바로 `소통을 통한 가치창조`이다. 단지 인테리어소품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고객이 직접 한 인테리어를 뽐내고, 새로운 트렌드는 무엇인가 등등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소통공간을 운영하는 쇼핑몰을 통해서 자신의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다양한 정보들을 나누면서 대화한다. 이것이 그들에게는 하나의 즐거운 놀이인 것이다.

즉, 이 놀이가 쇼핑몰의 가치이자 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문화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메이크샵의 온라인쇼핑몰 교육 전문 브랜드 샵인사이드(www.shopinside.net)에 따르면 `본인의 쇼핑몰이 문화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단지 20%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렇게 문화를 파는 것은 그리 쉽고,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나만의 쇼핑몰이 추구하는 탁월함은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할 때이다. 이런 고민과 꾸준한 노력만이 문화를 만드는 쇼핑몰의 원대한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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