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은 이 당선인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정호영 특별검사는 "특검팀이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 오늘 결과 발표를 잘 지켜봐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 브리핑 어떻게 진행되나
지난 달 15일 출범한 특검팀은 오늘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마지막으로 38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날 수사 결과 발표는 정호영 특별검사가 직접 20분 동안 발표문을 읽은 뒤, 4대 의혹을 나눠서 수사했던 4명의 특검보들이 각각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CBS는 라디오를 통해서 수사결과 발표를 전국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 이당선인 모두 무혐의 결론 날듯. 이 당선인도 속아
특검팀은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해 이 당선인은 전혀 혐의가 없다는 공식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제까지 BBK 주가조작 사건, 다스-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 상암동 DMC 특혜 분양 사건, 그리고 김경준 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 협박 의혹 등 이른바 4대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펼쳐 왔다.
이 가운데서 특검 출범의 계기가 된 것은 역시 BBK 주가 조작 사건이다. 앞서 수사를 맡았던 검찰이 김경준 씨의 단독 범행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김경준 씨 측이 "검찰에 회유 협박을 당해 거짓 진술을 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특검까지 오게 됐다.
특검팀은 하지만 김경준 씨가 회유 협박을 당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특검팀은 앞선 검찰 수사 과정에 대한 녹음 녹취 자료를 분석했지만 회유 협박의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으며 오히려 김 씨가 먼저 검찰에 형량 협상을 제안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회유 협박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BBK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결과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의 방문 조사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김 씨의 어머니가 신앙인이라서 믿고 함께 사업을 했는데 결국 김 씨에게 속았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BBK 주가 조작 사건에 이 당선인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 도곡동 땅주인 이 당선인 형 '이상은' 결론
특검팀은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에 대해서 "땅 주인은 이 당선인이 아니라, 이상은씨가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도곡동 땅은 이상은 씨 것이 아닌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애매한 결론을 내놔, 실제 땅주인은 이 당선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그치지 않았다.
특검팀 관계자는 "도곡동 땅의 매각대금이 결국 이상은 씨의 보험 계좌로 들어갔다가 최근 빠져나온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어 "검찰 수사에서 나오지 않은 자금흐름이 드러나면서 도곡동 땅은 이상은, 김재정 씨의 공동소유임이 명확하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또 이상은 씨로부터 도곡동 땅 매입 당시 자금원을 증명하는 자료 등도 제출 받아 이 같은 결론을 굳혔다.
특검팀은 한독산학협동 단지 윤여덕 대표가 서울시로부터 상암동 DMC 부지를 공급받은 뒤 규정 용도를 어기고 오피스텔을 지어 6000억 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윤 씨의 이 같은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고 보고, 윤 씨를 검찰에 넘겨 형사처벌 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상암 DMC 부지의 개발 과정에서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서울시 공무원들에 대해서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상암 DMC 분양과 관련해서도 특검팀은 이 당선인은 관련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DMC 분양은 고건 전 시장 재직 당시에 시작된 사업인데다, 서울시의 정책결정 관련 부분이기 때문에 이 당선인의 개인 비리와 연결시키기에는 애당초 무리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 정치권 실속챙기기 특검 '국고 낭비'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도 대해서도 다른 입장에서 보자면, 검찰 수사 결과를 확인해 줬다고 볼 수 있다.
땅 주인이 이상은 씨냐 아니냐는 하는 부분에서는 앞선 검찰 수사 결과와 특검 수사 결과가 배치되고 있지만, 이 당선인의 소유가 아니라는 결론은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이번 특검을 두고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 공세의 수단으로 특검을 시작하고, "아니면 그만"이란 식으로 대응하는 정치권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다.
또 한편으로, 특검팀이 스스로 한계를 드러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특검팀이 피내사자인 이 당선인을 집무실도 아닌 한정식인 삼청각에서 불과 3시간 조사하는데 그치고 또 그 사이 함께 식사까지 한 것은 당선인에 대한 예우를 넘어 '권력 눈치보기'라는 지적이다.
또 도곡동 땅의 원주인 전 모씨와 심텍의 전세호 씨 등을 결국 조사하지 못하고, 이 당선인 측 참고인들만 주로 소환 조사한 뒤 수사를 마무리 한 것도 특검의 한계로 지적됐다.